1. 줄거리    

 

     신들의 나라인 ‘아스가르드’를 파괴하고 어둠으로 가득 찬 세계를 바라는 다크 엔젤들. 그들은 비장의 무기 에테르를 만들어내지만, 전쟁에서 패하고 에테르는 봉인된다. 오랜 시간이 흘러, 아홉 개의 하늘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 가까워지자, 다시 한 번 다크 엔젤들은 에테르의 힘을 빌려 온 세계를 파괴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연찮은 기회로 에테르는 지구에 사는 인간인 제인의 몸속으로 들어가 버렸고, 그는 아스가르드의 왕자인 토르의 연인..(늘 스토리는 이런 식이다.) 소중한 연인을 지키고, 어머니를 죽인 원수도 갚기 위해 나선 토르는 적들을 물리칠 수 있을까.

 

 

 

2. 감상평    

 

     오랜만에 밤늦게 극장에 가봤다. 보통은 쉬는 날 오전 중에 조조로 보는 편인데, 갑작스럽게 극장에 가기로 결정한 일이라 선택의 폭도 넓지 않았고..;

 

 

     영화 자체야 미국의 만화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에, 그 스토리라인이라든지 하는 부분은 다른 영웅물들 - 스파이더맨이나 슈퍼맨 같은 -과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등장인물의 경우는 몇몇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영화 전체의 분량에 비해 너무 적게 할애되어 있고(전편에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상세하게 나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시종일관 우주를 지키는 우리의 영웅 토르라는 단순한 구도만 반복된다.

 

     치밀한 전략으로 상대하는 것보다는 임기응변, 1대1의 승부라는 모습이 강조되는데, 그나마 전투 장면에서 웅장함 같은 걸 느끼기도 어려운,(그보단 어렸을 때 봤던 후뢰시맨 같은 필이..) 영화. 여기에 상영시간은 좀 긴 편이고 특수효과는 우주전함을 연출하는 데 돈을 다 써버렸는지 안타까울 정도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매력은 좀 다른 데서 찾을 수 있었다. 확실히 오래된 신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지, 영화 속 세계관의 구조가 아름답다. 여러 개의 세계들이 서로 연결되어 존재하고, 지구와 신들의 세계인 아스가르드는 또 연결되어 있다. 요컨대 지구를 ‘닫힌 세계’가 아니라 ‘열린 세계’로 묘사하고 있다는 건데, 이건 과학주의의 함정에 빠져 일찌감치 상상력을 잃어버린 근대인들에게서는 지워져버린 개념이다.(문제는 그 결정이 그냥 ‘내가 이해할 수 없으니까 없는 거야’라는 어린 아이 떼쓰기 같은 면이 있다는 거고)

 

     물론 이런 부분은 단지 이 영화의 독특한 부분 때문이라기 보단 원래의 신화가 가지고 있는 깊은 통찰의 한 부분의 반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멋지지 않은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저 위에는 진짜 세상이, 더 풍요롭고 온전한 세상이 있다는 그 설명이.(진짜 그런 세상에는 다크 엔젤 같은 존재들은 힘을 못 쓰는 게 정상이니 걱정은 안 해도..)

 

 

     영화 자체로서는 아쉬운 면이 많이 보이지만, 나쁘지는 않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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