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기자 지망생인 다은(손예진)은, 세상에서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헌신적인 아버지 순만(김갑수)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다은은 실제 유괴 살해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보던 중, 영화 말미에 녹음된 실제 유괴범의 목소리를 듣고는 충격에 빠진다. 자신의 아버지와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
처음에는 부정하려 했지만, 아버지가 자주 사용하는 말투는 좀처럼 그녀의 귀에서 떠나지 않았고, 서서히 아버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한없이 착하고 오직 딸밖에 모르는 아버지는 정말로 범인이 맞는 걸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의심의 강도는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2. 감상평 。。。。。。。
영화는 평범한 가정을 배경으로 한다. 지극히 순박하고 평범해 보이는 내 아버지가 실은 어린 아이를 유괴하고 죽인 잔인한 살인마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이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포인트다. 화려한 액션이나 특수효과 같은 볼거리는 적지만, 차분한 가운데 심리적인 불안감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
처음부터 범인으로 의심되는 인물(아버지)이 드러난 채 영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 의심을 어떻게 유지시켜나가느냐가 중요한 문제였다. 이 부분이 잘 되지 않으면 영화로의 몰입을 실패하게 만드는 위기니까. 감독은 지속적으로 정보와 역정보(여기에는 김갑수씨의 표정연기가 한 몫을 한다)를 교묘하게 교차시키면서 끝가지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어느 정도는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베타랑 배우들의 연기력은 나쁘지 않다. 손예진, 김갑수라는 투톱의 내공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강신일, 김광규, 조안, 임형준 등 조연들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다만 시나리오 상으로, 영화의 결말은 좀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도 살짝 들었는데(혹시나 해서 영화의 마지막 스크롤이 다 올라갈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는데) 조금은 평범한 결말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잔잔한 심리 스릴러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보고 나올 수 있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