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역적의 후손으로 관직에 나갈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게 되자, 살 길을 찾으러 배워둔 관상이었다. 그런데 그 솜씨가 대단하다. 내경(송강호)의 이야기다. 그의 소문을 듣고 찾아 온 기생 연홍(김혜수)에 의해 한양으로 상경한 내경은, 우연히 관상으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으면서 사헌부를 장악하고 있던 김종서와 친분을 쌓게 된다.
병약한 왕 문종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왕권을 위협하는 수양대군을 견제하려는 김종서. 내경의 능력을 알아본 왕은 김종서를 도와 어린 세자를 지켜달라는 유지를 남긴다. 마침내 문종이 승하하고 뒤를 이어 어린 단종이 왕위에 오르고, 수양대군은 자신의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알아맞힐 수 있는 내경은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2. 감상평 。。。。。。。
사람의 얼굴 생김새를 보고 그의 앞날을 맞출 수 있다는 관상은, 엄밀히 말하면 요새도 사용하는 통계적 예측이다. 특정한 형태의 외형을 가진 사람들이 행한 일들을 누적시키다 보니 자연스럽게 특정한 외형을 가진 사람이 하기 쉬운 일들을 알아맞힐 수 있다는 것. 물론 문제는 단순한 통계적 예측과는 달리 ‘외형’과 ‘미래의 할 일’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매커니즘이 딱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고, 때문에 둘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가 어려운 것. 정확히 말하면 영화 속 내경 역시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의 성격을 알아맞히고 있지, 미래를 예언하고 있지는 않다. 이건 어느 정도 한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인생을 반영한다는 면에서 상식선에서 수긍할 수 있기도 하고.

암튼 각설이 좀 길었다. 영화는 꽤나 흥미롭게 진행된다. 소재도 그렇고, 명품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 - 무려 송강호, 김혜수, 백윤식, 이정재에 최근 뜨고 있는 조정석까지 -은 이름값이란 게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조선시대 역사에서 가장 익사이팅한 장면 중 하나인 세조의 왕위 찬탈을 그리고 있으니 기본적인 줄거리도 쓸 거리가 많다. 게다가 화려한 색채의 (조금은 퓨전을 가미한) 의상들을 비롯한 미술팀의 탄탄한 실력까지 눈에 보인다. 한국 영화도 이제 (돈만 들인다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충분히 구현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새삼 드는...
다만 두 시간이 훌쩍 넘는 상영시간은 재고해 볼 필요도 있지 않았을까? 또, 두 시간을 지나면서 맹렬하게 터뜨리는 감정선은 조금 과한(혹은 지루한?) 느낌이었다. 아들이 죽은 거야 물론 슬픈 일이지만, 관객들은 이미 바로 앞서 반정의 현장에서 더욱 충격적인 일까지 경험하지 않았는가. 차라리 오열하는 장면을 몇 컷의 정지화면과 함께 몇 초간의 무음(無音)으로 처리했더라면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확실히 나쁘진 않았다. 깊은 고민이나 시사점까지는 주지 못했지만, 두 시간을 밝은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면 그 자체로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