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사람들의 몸속으로 들어가 그 주인을 몰아내고 몸을 지배하는 외계인들의 침입으로, 인류는 거의 남지 않게 되었다. 동생을 지키기 위해 외계인들의 주의를 끌려고 나갔던 멜라니는 결국 그들에게 잡히고, 그녀의 몸에는 ‘원더러’라는 이름의 외계의 존재가 이식된다. 하지만 멜라니의 의식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원더러와의 한 몸 안에서의 동거를 시작한다. 원더러는 멜라니의 부탁에 따라 생존자들을 찾아 나서지만, 그런 그녀를 추격하는 외계인들이 있었다.
2. 감상평 。。。。。。。
외계인의 지구 침략이라는 오래된 소재를 이런 식으로 새롭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었던 작품이다. 보통은 지구인과 외계인 사이의 대결은 선과 악으로 간단하게 치환되어 버리고 그 후에는 그냥 아무 이유를 물을 필요 없이 닥치고 적들을 죽이는 게 영화의 유일한 목적이 되는 식이다. 이 때 외계인에 대한 적의를 다지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기괴하게 생긴 그들의 모습. 유명한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였던 'V'의 경우 외계인은 파충류 같은 피부를 가진 징그러운 존재로 묘사되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외계의 존재는 빛이 나는 해파리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보통 인간의 목 뒤 상처를 통해 들어가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니, 다른 점은 눈동자가 빛난다는 것 정도? 그러니 외계인과 사랑에 빠지는 인간이라는 설정까지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었다. 여기에 그들은 단지 영혼과 비슷한 무엇으로 그려내는 모습(실제로 영화 속에서 그들의 이름은 ‘소울Soul'이다)은 단순히 외계인에게 몸을 뺏긴다는 식이 아니라 영혼이 바뀌는 것처럼 그려지기까지 하니까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약간의 액션을 가미한 SF 멜로물이라고 할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의 모습은 퍽이나 당황스럽다. 그들은 지나가는 동료 외계인이 차를 달라고 하면 아무 조건 없이 그대로 열쇠를 내어주고, 다친 이가 있으면 조건 없이 치료해 준다. 슈퍼마켓에서는 돈을 받지 않고 물건을 가져갈 수 있으며, 자연과 지구를 파괴해 온 인간들을 경멸한다. 그런 식의 생활방식이 영속적일 수 있느냐 하는 논의는 차치하고서라도, 이 정도라면 ‘평화를 위해서’ 지구인들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외계인들의 논리를 부정하는 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저 인간이기 때문에 영원히 존재해야 하는 건가?
복제인간의 장기적출을 통한 생명연장이라는 주제를 복제인간의 입장에서, 그리고 그들의 사랑 이야기로 풀어가려고 했던 ‘네버 렛 미 고’라는 영화가 문득 떠오른다.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의 생각할 거리들을 제공해 주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