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유포죄 - 법학자 박경신,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 현주소를 말하다
박경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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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최근 몇 년에 걸쳐 대한민국의 자유는 크게 퇴보해왔다. 정부는 자기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보도하는 언론 매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 고발하기를 밥 먹듯 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불법적으로 파헤치는 것을 넘어, 이젠 법을 고쳐서 합법적으로 검열과 규제를 하겠다고 나선다. 이런 일련의 문제들에 대항해 리버럴의 입장에서 법치주의와 자유라는 가치를 옹호하는 다양한 칼럼들을 써 온 저자는 그 칼럼들을 책으로 엮었다.

 

 

2. 감상평 。。。。。。。   

 

     역사를 읽다 보면, 그것이 늘 직선적으로 발전해 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작은 싹은 곧 그보다 훨씬 강한 반동세력에 의해 짓밟혀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그렇게 잊혀져버리는 건가 하면 또 누군가 그것을 다시 되살리기도 한다. 그 구간을 어디쯤에, 어느 정도의 범위로 잡을 것인가에 따라 ‘크게 보면 역사는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뭐 우리 모두는 아직 끝을 보고 있는 건 아니니까..

 

     암튼 이렇게 저자처럼 어이없는 일들을 향해 꼬장꼬장 따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별적으로 작성된 칼럼들이기에, 각 칼럼들의 논조나 사례들이 완전히 정합성을 띄고 있다고 말하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고, 몇몇 칼럼들은 확실히 논리보다는 분노나 어이없음 같은 느낌들이 좀 더 두드러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적어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보수나 진보를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아니 동의해야만 하는 내용들이 아닌가 싶다.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 진행되어 오면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부가 도리어 국민을 통제하고 억압하려는 경향을 띄어가고 있다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시민혁명의 전통을 가진 유럽이나 남미 쪽 몇몇 국가들은 조금 덜한 모양이지만, 미국이나 우리나라처럼 그런 역사가 없으면서 자본주의의 천박한 면이 특히나 두드러지는 나라들에선 거의 제동 장치가 없는 상황인 듯하다. 민주주의가 자라던 시기를, 자신들의 과거를 세탁하고 힘을 키우는 기간으로 선용(?)했던 사람들은 이제 민주화 된 권력으로는 쉽게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러버렸다.

 

     그 결과가 바로 정상적인 생각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이없는 내용들을 담고 있는 법률들의 제정, 그리고 법리의 왜곡 등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들을 합리적인 논조로 비판하고 함께 문제의식을 가질 것을 요청한다. 확신을 갖고 적어 내려간 문장은 힘이 있지만, 그렇다고 실컷 욕을 퍼붓고 조롱하는 식의 천박함과는 거리가 있다. 괜찮은 책.

 

     물론 문제는 이런 책을 봐야 할 사람들은 보지 않을 것이라는, 슬프지만 거의 확실한 예측, 아니 사실인데... 뭐 어쩌겠나, 그 사람들은 어차피 책 같은 건 아예 안 보는 것 같으니.. 당하는 우리들이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최소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분명한 어투로 반론이라도 제시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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