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대학원 교수 정민(천호진)의 가족. 하지만 정민 자신은 어린 대학원생 윤정(김효진)과 바람을 피고 있는 중이었고, 정민의 아내 혜경(이미숙)은 취미생활을 위해 배우던 사진 강사(상용)와 역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 여기에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의 딸은 약혼자를 제쳐두고 수시로 또 다른 애인과 호텔을 드나들고, 아들은 여자친구가 있으면서도 윤정에게 빠져 있는 상태. 이 콩가루 집안의 가족들이 짐짓 점잖은 체 하고 자기들끼리 속이는 이야기.
2. 감상평 。。。。。。。
영화 전체가 일정한 뼈대도, 설명도, 연결도 없는 졸작. 불륜 이야기, 바람 피는 이야기를 그릴 수는 있는 건데, 문제는 서사에 설명도 논리도 없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그런 파편적인 설정을 일부러 가지고 들어간 것 같지도 않고 대충 스케치만 하고 이리저리 칠하다보니 유치원생이나 그릴 것 같은 작품이 나왔다고 하는 게 딱 맞을 듯.

인물 캐릭터에 대한 묘사나, 주제의식 따위가 없으니 인물들은 딱 하나의 욕구, 즉 섹스만을 지상목표로 여기고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릴 뿐이다. 결국 인간성의 다양한 측면들은 오직 성욕 하나만 남기고 모두 뭉개져 버린다. 그냥 발정 난 개들처럼. 심지어 개들은 종족보전이란 거대한 존재론적 목표라도 있는데, 이 영화 속 인물들은 ‘그냥’ 이짓이다. 이런 건 인간에 대한 모욕이다.

제법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주연급으로 출연했음에도 딱히 존재감을 보여주는 사람은 없고, 영화가 끝날 때 즈음은 배우들의 이름값에 속았다는 생각이 솟구쳐 올랐다. 다들 돈이 급했던 건지..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모든 게 발전하는 건 아니란 사실 하나만큼은 확실히 보여주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