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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리코 언덕에서 (2disc)
미야자키 고로 감독, 오카다 준이치 외 목소리, 미야자키 하야오 / 대원DVD / 2012년 8월
평점 :
1. 줄거리 。。。。。。。
외할머니를 대신해 하숙집의 살림을 맡고 있는 여고생 우미. 나이는 어리지만 늘 밝고 맡은 일은 척척 잘 해내는 예쁜 소녀다. 어느 날 학교에서 오래된 동아리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던 선배 슌을 만나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슌을 도와 건물을 청소하고 새롭게 단장하는 일에 나서게 된다.
한편 우미는 매일 아침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마당에 세워진 깃대에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깃발을 올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미와 슌이 배다른 남매일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둘은 과연 이어질 수 있을까? 또 동아리 건물은 살아남게 될 것인가.

2. 감상평 。。。。。。。
일본식의 예쁜 애니메이션이다. 1960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여고생 우미를 주인공으로 해 친구들과의 협력 작업과 설레는 선배와의 로맨스라는 두 가지 축을 잘 그려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학생들이 줄을 맞춰 서서 한 가지 노래를 부른다던가, 권위에 깍듯하게 순종하는 모습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좀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뭐 그 시대는 다 그랬으니까. 물론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겠지만, 자유와 방종 혹은 추접스러움을 구분 못하는 텔레비전에 종종 나오는 무개념 학생들보단 오히려 더 나아 보이기까지 할 정도.
직접 그 시대를 경험해 본 세대는 아니지만, 근현대 역사물을 볼 때 드는 일종의 향수 비슷한 아련함이 느껴진다. 어쩜 그런 정서를 이렇게 잘 담아내는지. 여기도 저기도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낡은 건물을 지키겠다며 자발적으로 나서서 청소를 하고 새롭게 단장하는 모습과 그런 학생들의 노력을 보며 기꺼이 철거 결정을 철회해 버리는 이사장의 모습은 좀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좀 더 어린 시절, 그 시절의 순수함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쉽게도 난 이 영화에 나오는 것과 같은 예쁜 연애 같은 건 해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조금은 순수했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 것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