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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면역 - 우리가 변화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로버트 케건 & 리사 라스코우 라헤이 지음, 오지연 옮김 / 정혜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모두가 변화를 원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이 책의 저자들은 일련의 임상실험과 연구를 통해서 사람들이 진짜 변화를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을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기술적인 차원의 무엇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변화란 어떤 것을 수용하는 일이며, 새로운 것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면역체계가 작용하기 때문에 변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숨겨진 요구들을 드러내고, 그 저항적 요소들을 뒷받침 하는 대전제들을 교정한다면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책의 내용이다.
2. 감상평 。。。。。。。
변화를 막는 것은 결국 ‘마음의 문제’라는 분석이 흥미롭다. 어떤 사람의 능력을 재고시키고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무슨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떤 시험에서 몇 점 이상을 얻어내고 하는 것 따위가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 속 변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아내 교정하고 훈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올 수 있는 해답이다.
역시 앞서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에 비해 스펙 따위에 목매는 우리나라는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 건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서울대 나온 사람들이 잔뜩 포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계와 법조계가 얼마나 변화에 무감각하고 시대를 읽지 못하며, 심지어 윤리적으로도 형편없는지만 봐도 정말 중요한 건 과업 달성에 성공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가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건데, 여전히 전근대적인 교육이념과 목표를 제시하는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있으니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
한편으로는 책으로 쓰기 위해 이론적인 정리가 필요했겠다 싶으면서도, 이런 ‘정리’가 또 일종의 기술적인 솔루션으로 전락되는 건 아닌가 하는 작은 우려도 든다. 변화라는 건 이 책에 나온 네 가지 항목(면역지도)을 작성하고 그에 따른 기술적인 조치들을 하는 것으로 모두 해결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변할 수 있는 존재’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주의자들의 결정론과는 좀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인간 유전자 안에 모든 것이 다 기록되어 있고, 인간은 그저 그 명령과 지배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인간에 대해 좀 더 바르고 적절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변화의 근본적인 동인을 인간 개인 내부에서 이끌어내려는 시도 자체가 분명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 책의 내용이 변화와 자기계발에 대한 공허한 외침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별히 변화가 필요한 조직을 이끌고 있거나 그런 곳에 몸담고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후회하지 않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