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Summary 。。。。。。。
바닷가의 한 횟집으로 잡혀 온 고등어 한 마리. 횟집의 수족관 안에는 언제 잡혀 회 접시에 올라갈지 모르는 다른 물고기들이 있었다. 나름의 법칙과 위계질서를 가지고 최장수 생선인 올드 넙치의 지도 아래 사람들이 지나갈 때면 죽은 척 하는 방식으로 질긴 삶을 이어오던 물고기들은, 바다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고등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자유로운 바다로의 탈출을 꿈꾸는 고등어, 그리고 올드 넙치의 숨겨진 과거. 고등어는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2. Review 。。。。。。。
근본적인 변화에 다한 소망이 사라진 시대, 2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현실은 그 증거다. 그저 죽은 척하고 현실에 순응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전술이 되어버린 세상만큼 절망적인 상황도 또 없을 것이다. 영화는 바로 이런 현실을 횟집 수족관이라는 작은 공간을 통해 매우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딱히 처지가 별로 다르지도 않으면서 그 안에서 위계질서를 만들고, 관상용과 식용의 차이를 운운하는 어리석은 모습은 딱히 현실과도 다르지 않다.
영화는 그런 현실을 극복하는 인물로 바다로 돌아가기를 추구하고 동료 물고기들을 설득하는 고등어를 내세운다. 좀 아프고 힘들더라도 현실을 바꾸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메시지다. 그저 숨을 쉬는 게 사는 게 아니라, 사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 물론 언제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현실론의 강력한 반박을 물리치는 게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또 누군가는 저 앞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해 외쳐주기를 바라는 게 우리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보면 살아 있는 생선을 그대로 먹는 식습관에 대한 반대 혹은 단순히 바다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고등어의 이야기가 담긴 우화, 하지만 잘 보면 매우 직설적이고 투박한 현실 풍자. 한국 애니메이션 수준이 꽤나 올라왔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고. 배경음악이 좀 많이 슬프다는 게 걸린다. 어차피 현실 자체가 슬픈데 굳이 영화에서까지 슬프고 싶진 않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