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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
클레이 셔키 지음, 송연석 옮김 / 갤리온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1. 요약 。。。。。。。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전에는 대기업이나 국가 권력을 상대로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웠던 ‘평범한 개인들’이 모이고 조직되더니 힘을 행사하기도 한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시민들이 잇따라 독재권력들을 무너뜨렸고, 종종 개별 국가보다 더 넓은 범위에 퍼져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거대 기업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벌여 요구조건을 얻어내기도 한다. 위키피디아라(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온라인 백과사전)이나 리눅스라는 컴퓨터 운영체계는 일부러 조직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힘이 어떤 작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저자는 바로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러한 현상들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사회로 접어들게 되었으며, 기업이나 조직을 운영하는 기존의 방식은 자체유지비용의 증가로 인해 이런 새로운 물결을 궁극적으로 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이 새로운 방식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실제 예들을 동원해 길게 설명하고, 그것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약속-도구-합의)을 분석한 후, 이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기보다는(어차피 불가능하니까)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적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 감상평 。。。。。。。
대중에 관한 고전적인 설명 중 하나는 딱히 고상한 취미 없이 일이 끝나면 그저 텔레비전 앞에 앉아 시간이나 때우는, 복잡한 문제에 관해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해 주는 말을 그냥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있다.(지금도 이 나라의 어떤 집단은 좀비 운운하며 이런 케케묵은 낡은 관점을 떠벌리고 다니고 있고) 이 책은 그런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그들에 대한 오해를 지적하고 설명한다.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도구들은 이제 널리 퍼져서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가 되었는데, 바로 그렇게 새로운 기술이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시점에서 진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변화는 이제 추진력을 얻었고, 맹렬하게 그것이 가지고 있는 연료를 태우며 날아가기 시작해버렸다. 일종의 전환기가 전 세계적으로는 최근 20여년 내에 (아마 우리나라의 경우는 10여년 내에) 시작된 것인데,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예상했던 내용들과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유력 정당에서 각종 선거의 후보를 뽑는 데 모바일 투표를 이용하게 된 것도 그런 예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정당이나 기업과 같은 고전적인 조직들은 여전히 조직의 유지 자체에 많은 힘을 기울이느라 새로운 기술들이 가지고 있는 기능 자체에만 주목할 뿐, 그것이 가지고 있는 확장적 의미와 힘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걸로 보이지만. 앞으로 바로 이 부분을 제대로 잡아 이용하는 쪽이 확실히 성공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물론 이 새로운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날아가게 될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책에서 언급된 위키피디아나 리눅스 같이 자체정화 능력을 보여주는 집단 창작물이 될 수도 있지만, 여전히 각종 범죄를 공모하거나 다른 이들을 괴롭히는 데 사용될 수도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는 거니까. 인류가 가지고 있는 악의(惡意)의 깊음과 넓음은 늘 예측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곤 했다.
흥미로운 책이다. 조직을 운영하거나 이끌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