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
이상일 감독, 츠마부키 사토시 출연 / 이오스엔터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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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한 산길에서 죽은 채 발견된 보험회사 직원 요시노. 경찰은 그녀가 만난 대학생 마스오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그는 그저 자신을 귀찮게 하는 요시노를 산에 버린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요시노를 죽인 것은 그녀와 애인 찾기 사이트에서 우연히 만나 연락을 주고받던 유이치. 마스오에게 차인 분통을 자신에게 풀고 무시하는 요시노를 우발적으로 죽였던 것.

 

     같은 사이트를 통해 유이치와 만나게 된 미츠요는 곧 그의 비밀을 알게 되지만, 이미 그를 좋아하게 된 상황. 미츠요는 유이치와 함께 도피 여행을 떠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도망만을 다닐 수 있을까.

 

 

 

2. 감상평 。。。。。。。        

 

     한국 감독이 일본 배우들과 함께 만든 일본 영화. 그런데 생각보다 유명한 배우들이 잔뜩 등장한다. 춤추는 대수사선 시리즈와 얼마 전 봤던 ‘멋진 악몽’의 여주인공 후카츠 에리가 살인범과 함께 도피여행을 떠난 미츠요로 등장하고,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등에서 잘생긴 외모로 눈에 띄던 오카다 마사키가 대학생 마스오 역을 수행한다. ‘보트’에서 하정우의 약간 모자란 듯한 파트너로 출연했던 츠마부키 사토시가 살인범 유이치로 전혀 다른 이미지로 등장하니, 일본영화를 좀 본 사람이라면 꽤나 익숙한 얼굴들이다.

 

     살인범을 사랑하는 여자. 과연 이 사랑이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문구가 영화 포스터 정면에 제시되고 있는데, 글쎄 영화의 구성이 이 제시된 주제에 맞게 집중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도리어 모든 걸 시간 순서대로만 진행시키는 감독의 연출방식이 영화의 주제를 너무 흩트려 놓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주조연들 사이의 출연비중이 좀 균형을 잃은 듯도 싶고. 차라리 유이치와 미츠요의 만남과 사랑을 도입부에 놓고 회상신으로 요시노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처리하면서 극을 고조시키다가 결말로 넘어가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돼서 한두 번 만난 살인범과 사랑의 도피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잘 이해되지 않으니까.

 

 

 

     영화 전체에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인 질병들이 짙게 배어나온다. 부자 부모를 만나서 사람 높은 줄 모르고 깔보며 지 잘난 맛에 사는 대학생에, 아들을 부모에게 맡기고 살 길을 찾아 나서야 했던 어머니, 할머니를 상대로 사기를 쳐서 쓸 데 없는 약을 팔아먹는 의사, 그리고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인권이나 사생활 보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개떼처럼 몰려다니는 방송사 기자들, 여기에 외톨이들까지...

 

     ‘소중한 사람이 없는 것을 강해진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영화 속 피해자의 아버지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발전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며 한참을 달려온 오늘날 사회가, 비로소 길을 잃었음을 깨닫는 순간에 나오는 탄식이 아닌가 싶다.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소중하게 여기는 장소, 소중하게 여기는 향기와 책 몇 권 정도는 갖고 살아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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