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크게 흥행하지 못한 영화 몇 편을 만들고 지방대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성준. 어느 날 서울에 올라와 알고 지내던 영호 형에게 신세를 지며 며칠간 머무르기로 한다. 영호와 함께 알게 된 보람 등과 며칠간 내일 술을 마시며 사람들을 만나는 성준. 술에 취해 예전에 만났던 경진의 집에 찾아가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영호 등과 함께 갔던 술집에서 경진과 너무나 닮은 주인인 예전을 만나 또 수작을 걸기 시작한다. 북촌 인근에서의 며칠간을 보내며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잠잠히 묘사하는 영화.
2. 감상평 。。。。。。。
고층빌딩이 즐비한 서울의 일반적인 인상과는 좀 다른 동네인 북촌을 배경으로 만든, 배경이 예쁜 영화. 영화 속에는 특별히 나쁜 사람도, 견디기 힘든 괴로움에 처한 사람도 없다. 다만 오랜만에 상경해서 부촌 인근을 돌아다니는 성준이 만나는 사람들을 그의 입장에서 천천히 따라가기만 한다.
사건 중심의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영화는 조금 지루한 감을 줄 수도 있지만, 반복되는 만남, 유사한 사건들의 연속이라는 소재가 워낙에 눈에 띄게 드러나기 때문에 또 그렇게 무미건조하지만은 않다. 물론 그렇다고 영화에 우연과 필연에 관한 깊은 철학적 통찰을 담아내려고 애쓴 것 같지도 않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만들었다는 느낌? (이 말이 대충 만들었다는 말과 다르다는 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듯?)

주인공인 영화감독 성준 역의 유준상의 연기는 영화의 전체 분위기에 딱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 원래도 워낙에 편안한 연기에 능숙한 배우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어쩜 이렇게 능청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는 걸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여기에 경진과 예전의 1인 2역을 맡은 김보경도 참 예쁘게 나왔다.
반복되는 우연 속에서 필연을 만들어 내며 살아가는 인생, 어떻게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사람들의 심리를 그려냈다고 할까. 물론 영화 속에서 얼마든지 다른 의미들을 찾아낼 수도 있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