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대학시절 건축학 개론 강의에 들어온 서연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 승민. 설레는 마음으로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가지만, 알 듯 말 듯한 그녀의 반응은 승민을 혼란스럽게만 한다. 작은 오해는 둘 사이의 거리를 멀어지게 만들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지고 만다.
오랜 시간 후, 건축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승민을 찾아 온 서연. 제주도에 있는 집을 다시 짓고 싶다며 부탁한다. 건축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떠오르는 회상들. 그리고 과거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게 되지만 이미 승민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2. 감상평 。。。。。。。
휴대전화가 아닌 삐삐로 연락을 주고받던 시기가 있었다.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다림과 그 시간들의 빈 공간을 채우는 상상력과 설렘이 남아 있었던 시대였다. 영화는 처음부터 그 시대에 관한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었고, 이 부분을 제대로 캐치할 수 있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을만한 영화였다.
건축학개론이라는 제목은 다분히 의도적인 느낌이 금방 들었다. 승민과 서연의 첫 만남을 성사케 해 준 시간인 동시에,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승민과 서연의 이야기를 가리키는 중의적 표현이기도 하고, 둘을 다시 만나게 하는 연결고리까지 된다. 뭐 너무 대놓고 하는 이야기라 낯간지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연기력 차원에서는 대체적으로 무난했다. 물론 영화에 첫 출연한 수지의 대사처리나 연기가 미숙한 건 당연한 거고. 문득 수지를 출연시키기 위해 일부러 과거와 현재의 배우들을 다르게 배치했던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딱히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는데 굳이 다른 배우들을 쓰는 게 아무래도 어색하지 않은가. 아마도 수지를 중심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이끌고 가기에는 좀 버거웠던 게 아닐까 싶다.(사실이 그랬고) 근데 덕분에 영화의 완성도는 좀 떨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이 영화로 수지가 신인상을 받았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그렇게 특별한 연기였나.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 같은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