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란방 - Forever Enthralle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백부의 뒤를 이어 경극배우의 길을 걷게 된 원화. 천부적인 재능과 경극에 대한 열정으로 곧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마침내는 자신을 키워준 십삼연과의 대결에서도 승리를 하게 된다. 시간은 흘러 최초로 해외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지만, 청나라 말기의 격동적인 시대적 상황은 한 배우로서 살아가는 것조차 쉽지 않게 만들었다. 실존 인물이었던 전설적인 경극 배우 매란방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2. 감상평 。。。。。。。                    

 

     한 위대한 인물의 일생을 다루는 영화를 만든다는 건 쉽지 않다. 그저 태어났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작업이니까. 적어도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의 일생을 관통하는 어떤 주제가 필요하고, 그것이 단순히 그/그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보는 이들의 이야기와도 맞닿을 수 있는 무언가가 또 필요하기도 하다. 그런 차원에서 한 예술가의 삶을 그려내기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주제야 그의 업적을 통해 쉽게 확보될 수 있지만, ‘무언가’는 그렇지 않다. 더구나 섬세함이 생명인 경극배우의 삶일까. 하지만 첸 카이거 감독은 이 작업을 꽤 훌륭하게 해낸다.

 

     개인적으로 첸 카이거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본 건 10년 전쯤 ‘투게더’라는 작품이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소년과 그의 아버지를 다룬 그 영화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던 그 음악이 마음에 들었고 한동안 잊히지 않았던 영화였다. 장동건이 출연해 유명해졌지만 딱히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던 ‘무극’에서도 역시 자극된 것은 눈도 눈이었지만 귀였다. 경극 배우가 주인공인 이 영화에서도 너무나 당연하게도 경극에 사용되는 배경음악들과 노래들이 나와 귀를 즐겁게 해 준다. 경극을 다룬 이 두 번째 영화(찾아보니 패왕별희를 만든 바로 그 감독이었다)에서 감독은 자신의 색깔을 매란방이라는 인물을 담아 멋지게 표현해낸다.

 

 

     배우들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일정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역시 감독의 영향력이 작지 않은 듯하다. 주인공 매란방 역의 여명과 여소군의 연기나 장쯔이, 왕학기 등의 조연들도 탄탄하게 받혀주고 있다. 이들이 활약하는 경극의 화려한 배경은 눈까지 즐겁게 한다.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분량 때문인지 지나치게 편집된 부분들이 언뜻 보여 맥이 종종 끊어지는 느낌이다. 섹스 스캔들에 연루된 종흔동의 분량이 사라지는 바람에 장쯔이의 입지까지 애매해지는 등 극이 꼬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한 편의 영화로 만들기에는 너무 많은 에피소드들을 넣으려 했던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일 것이다. 그래도 이런 종류의 영화를 두 편으로 나눠 만들기에는 위험부담이 있으니 어쩔 수 없었던 부분도 있었겠지만. 차라리 과감하게 잘라내고 초점을 모으는 게 더 나았지 않았을까 싶다. 좀 아쉽긴 했지만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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