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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답게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4
아지즈 네신 지음, 이종균 그림, 이난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4월
평점 :
1. 요약 。。。。。。。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담고 있는 책이다. 창밖의 밝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날아가 부딪히는 파리가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땅 속에 묻혀 있는 오래된 화석이 말을 하기도 하고, 때로 정신병원을 탈출한 환자들이 기존의 거짓과 부정으로 가득한 세상의 질서를 모조리 뒤바꾸기도 한다.
저자가 동방과 서방의 중간에 위치해 다양한 문화의 용광로 같은 터키라는 태생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때로 우리나라의 옛날이야기라고 해도 믿을만한 어딘가 익숙한 듯한 이야기들도 실려 있어 친근감이 든다.
2. 감상평 。。。。。。。
여러 개의 단편이 실려 있는 이 책의 이야기들의 주제는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이 책의 전체 제목이기도 한 ‘자신에게 맞는 삶에 만족하며 살아라(안정)’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현실의 한계에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변화)’이다. 정 반대의 메시지를 한 권의 책에 동시에 담고 있다는 건데, 자기의 주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어디 세상을 살면서 단 한 가지 행동 규칙으로만 움직일 수 있던가. 그렇게 보면 저자는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상황논리를 주장한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보단 어떤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좀 더 깊고 멀리 볼 것을 제안한다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책 전반에 깔려있는 풍자야 말로 이 책을 읽는 묘미를 주는 주된 원인이다. 차라리 정신병자들의 지배를 받기 원할 정도로 사회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인기 없는 통치자가 자기 자신을 죽이고 다시 통치자의 자리에 오르자 사람들이 좋아하더라는 이야기는 보수와 진보 양쪽에 대한 뼈있는 농담처럼 보인다. 어떤 것이 지배적 이론이 된다고 해서 항상 그것이 옳은 것은 아닌 법이니까.
그냥 가볍게 읽어볼 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