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싱 - Vanishin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누구도 예상치 못한 때 발생한 대정전, 그리고 잠시 후 불이 켜졌을 때 사람들은 그들이 입고 있던 옷과 신발들만을 남겨둔 채 사라지고 없었다. 그 정전 때 나름의 이유로 불을 켜고 있었던 소수의 사람들은 살아남았지만 불이 꺼지고 어둠이 내리면 여지없이 사라지고 만다. 결국 사람들은 불이 켜진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자가 발전기가 돌아가는 한 술집에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서서히 한 사람씩 어둠 속으로 이끌려나가게 되고 그렇게 사라져간다.

 

 

 

 

2. 감상평 。。。。。。。                

 

     영화는 온통 상징들로 가득 차 있다. 빛과 어둠의 대결, 빛으로 모이고, 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사람들은 오래된 이원론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여기에 종교적 상징물(교회와 남녀 두 아이, 사과)들은 의도적으로 강조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과감하게(?) 열린 결말부는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영화를 해석할 여지를 남겨준다.

 

    하지만 영화는 좀 다른 데서 이슈가 될 것 같다. 이 영화의 리뷰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제목은 ‘밑도 끝도 없는 영화’였는데, 이 제목을 읽고 한참을 웃었다. 영화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어둠이 오더니 사람들이 사라졌고, 이유는 모르고, 어디론가는 가야겠고, 그곳이 시카고라는 언뜻 서로 연결되지 않는 장면들만을 늘어놓고는 그냥 끝나버린다. 사실 이와 비슷한 구성은 ‘더 로드’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그리래도 그 영화는 부성애와 ‘생명’, ‘소망’ 등의 강조점이 비교적 잘 드러났다. 하지만 이 영화는 뭔가 많이 던져놓기는 했는데 도무지 무엇을 강조하려는 것인지 쉽게 손에 잡히지 않기에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 같다. 마치 간만의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이라고 생각하고 힘껏 물었는데 알고 보니 플라스틱 루어였음을 깨달은 옥돔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이 정신 산만한 상징들과 딱히 논리적 연결성이 부족한 구성은 포스트모던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렇다면 영화의 주제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그저 본 사람이 뭔가를 느끼면 그것이 주제라는 식으로 감독이 마무리를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는 여전히 서론과 본론, 결론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내러티브를 원하는 관객들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아무리 생각해도 포스트모던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 인위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영화가 재미있느냐? 뭐 그런대로 긴장감 자체를 즐기려 한다면 나쁜 편은 아니지만, 뭔가 완결된 이야기를 보고자 한다면 좋다고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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