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운 - Unknow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아내와 함께 베를린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방문한 마틴 해리스 박사. 공항에 두고 온 짐을 찾으러 가던 중 일어난 사고로 사흘 만에 깨어난 그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심지어 아내인 리즈까지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전혀 다른 사내가 자신으로 행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얼마 후 자신을 미행하며 공격하는 남자까지 있음을 알게 된 그는 무엇인가 음모가 벌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사고 당시 택시를 운전하던 지나와 함께 사라진 진실을 찾아 나선다. 

 

  

2. 감상평 。。。。。。。        

 

     어딘가 다녀오니 내가 사라지고 또 다른 누군가가 내 행세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나라는 것을 증명해내라고 성화지만, 신분증이야 얼마든지 위조가 가능한 것이고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라는 것도 쉬이 믿을만한 것은 못되지 않는가. 사람들은 내가 나라는 것을 믿어주지 않고 점점 나를 미친 사람 취급을 하기 시작한다. 타블로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 영화 ‘언노운’에 등장하는 이야기다.(이 나라는 영화 같은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는 게 문제다)

 

     영화는 이런 딱 영화 같은 설정으로 흥미진진한 시작을 알린다. 당연히 이제는 이 ‘음모’의 배경을 추적해가며 밝혀내는 것이 영화의 나머지 부분이다. 영화는 이런 종류의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볼만하게 만들어졌다. 스토리 전개도 딱히 느슨하다고 말하기 어렵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수준급이다. 차량추격신은 이런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딱 ‘볼만한’ 수준에 맞춰졌다.

 

 

 

     감독은 여기에 한 가지 승부수를 더 한다. 영화 후반부의 반전이 그것. 자신이 마틴 해리스임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던 주인공이 진실을 알게 되면서, 무난하게 마무리되어 가던 영화에 잠시 긴장감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된 이후 주인공의 행동은 썩 개연성이 높지 않은 선택이었고, 영화 속에서 이 선택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사고로 머리를 다쳤다는 것뿐이었다. 결국 반전이 완성도를 좀 더 떨어뜨린 감이 있다.

 

 

     영화는 우리가 믿고 의지하던 것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비단 세계를 뒤흔들 음모가 아니라도,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쉽게 증명할 수 없다. 마치 얇은 판으로 막혀있는 영화 속 지나의 방처럼, 우리가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들도 생각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결국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건 증명서나 기록 따위가 아니라 나를 아는 사람들이라는 진리를 영화는 보여준다. 우리는 참 쉽게 생각하고 때로 함부로 대하기도 하는 그들이 사실은 진짜 중요한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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