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 상식의 탄생과 수난사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1. 요약 。。。。。。。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 시민혁명기 활동했던 자유주의 사상가인 토머스 페인. 특별한 혈통에서 태어난 사람들만이 대중을 다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시기, 왕을 몰아내고 시민들에 의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그의 사상은 매우 선구적인 생각이었다. 꼭 그의 사상으로 혁명이 촉발되었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분명 큰 영향을 끼친 것만은 사실. 그러나 혁명이 성공하고 난 뒤, 그를 둘러싼 분위기는 전혀 달라졌다. 놀라운 전환이었다.

 

     이 와중에 미국에서 죽은 그의 유골을 영국으로 가지고 돌아온 코빗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유골이 페인의 사상을 퍼뜨리기 위한 구심점이 되기를 원했으나, 상황은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았다. 코빗이 죽으면서 페인의 유골도 어디론가 흘러들어갔고, 이후 여기저기서 그의 유골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렸으나 진짜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페인의 생애와 그 유골이 이동했다고 알려진 경로를 따라가며 폐인이 선창한 사상이 그 뒤를 따르는 인물들을 통해 어떻게 발전되었는가를 알아보고 있다. 

 

 

2. 감상평 。。。。。。。                    

 

     한 때 페인의 사상에 공감을 표하며 전쟁과 혁명까지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일단 성공하고 나자 그를 버린 것은 왜일까? 그저 사람들의 변덕으로만 모든 것을 돌리는 것은 좀 부족한 것 같다. 사실 이는 페인을 비롯한 자유주의 사상가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 자체의 한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페인 정도의 극단적인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모든 종류의 권위와 권력을 억압으로 치부하고 무너뜨리고자 하는 다분히 반골(反骨)기질이 넘치니 일단 혁명이 성공한 뒤 다시 안정적인 체제를 건설해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함께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너무 강력한 산(酸)은 담아둘 수 있는 병이 없는 법이다.

 

     페인처럼 ‘사상으로 사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란 억압을 싫어하긴 하지만, 무질서에는 공포를 느끼는 존재다. 그렇다면 조금씩 진보로 나아가는 길을 찾아도 될 법한데, 이게 또 사상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못 견딜 정도의 타협으로 느껴지곤 하니 뭐 어쩌겠는가. 합리성과 희망과 이해를 추구했다는 그들이 정작 자신들은 희망을 위한 기다림과 자신의 생각을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주저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건 아이러니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자유주의 사상가들에게서 발견되는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을 인간의 이성으로만 국한시키려는, 절대적인 이성에 대한 숭배는 여러 가지로 우려스러운 면이 많다. 결국 세상을 크게 망치는 것도 ‘미신에 빠진 우매한 촌사람들’이 아니라 ‘제 잘난 맛에 사는 합리적인 인간들’이 아니었던가. 저들의 희망에는 분명한 목표가 잘 보이지 않고, 진보의 과정 또한 독선적인 면이 많기도 하다.

 

 

     책 자체는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어서 대단히 눈에 들어오지 않으며(저자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배열했겠지만),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지명들과 책들, 인물들은 지극히 미국과 영국 등에 국한된 이야기들이라, 이에 대한 나의 교양 부족에 비례해 뜬구름 잡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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