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 본 슬픔 믿음의 글들 208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강유나 옮김 / 홍성사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줄거리 。。。。。。。

 

     거의 평생을 혼자 살아오다 늦은 나이에 만난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진 루이스. 하지만 이미 그의 연인이자 아내는 암이라는 병을 가지고 있었고, 결혼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 책은 그렇게 온몸과 마음으로 사랑했던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난 후의 격정적인 슬픔에 관한 기록이다.

 


 

2. 감상평 。。。。。。。

 

     이 터져버릴 것 같은 감정적 언어로 가득 채워져 있는 책은 C. S. 루이스가 그의 아내인 조이가 죽은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시점에 남긴 기록들을 엮은 것이다. 나에게 루이스의 이미지는 ‘사랑’이라는 감정마저도 깨알같이 차근차근 따져 분석하는 분석가(『네 가지 사랑』), 그리고 기독교의 진실성을 믿어 의심치 않고 당당히 주장하는 변증가(『순전한 기독교』) 등이었다. 그런데 그 동안 읽었던 루이스의 책이 열권이 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통해 그에 관해 갖고 있었던 이미지가 상당부분 무너질 뻔 했다.

     이 책은 루이스도 슬픔에 대해 분석하기에 앞서 슬픔을 느끼는 사람임을 보여주었고, 그의 논쟁가적 기질은 기독교가 확고한 진리임을 변증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그가 믿는 믿음이 진실인지를 고통스러울 정도로 회의하는 방향으로 표출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물론 초기의 격정적인 몇 날들이 지난 후 그의 심경은 점차 안정기로 접어들고 이전의 모습들을 점차 회복하기는 하지만 말이다.(그렇다고 그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며칠 만에 잊어버렸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이전보다 훨씬 더 짙게 그리움을 느낀다)

 
     공교롭게도 알고 지내던 분의 사모님이 돌아가셔서 그 장례식장에 가며 이 책을 들고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그래서 그런 지 이 책에 담겨 있는 한 문장, 한 문장이 더 깊게 와 닿는다. 고통은 삶의 의미를 묻도록 만든다. 그래서 성경의 책들 중 인생의 의미, 세상의 본질에 대해 가장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욥기다. 때문에 아내의 죽음을 마주하며 남긴 이 책은 삶과 죽음, 그리고 특별히 결혼 생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기록을 읽을 때는 루이스의 주장을 너무 성급하게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는 지금 아내를 잃은 한 명의 남자로 이 기록을 남기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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