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 - Golden Slumb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반미 성향을 가진 총리가 폭탄 테러로 사망한다. 마침 낚시를 하러 가자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나온 아오야기는 곧 테러의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이를 뒷받침 하는 영상들이 속속 보도된다. 그를 쫓는 사람들은 거침없이 총질을 해대기 시작하고, 아오야기는 자신이 큰 음모에 휘말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정신없이 쫓기는 그를 도와주는 것은 학창시절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 뿐.

  

 

2. 감상평 。。。。。。。

 

     총리 암살 음모에 휩쓸려 들어가게 된 평범한 택배 기사. 이렇게 써 놓고 보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지만, 각본의 문제인지 아니면 감독의 재능 부족 때문인지 영화는 계속 미지근하게 진행되다 어이없게 끝나고 만다. 반미 총리에 대한 우익의 테러라는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재능이 부족하다면, 적어도 음모의 전모라도 밝혀주던지 했어야 했는데, 영화는 아무 것도 밝혀주지 않는다. 정말로 아오야기가 범인이 아닌지조차 확실하지 않고, 그를 쫓으며 총질을 해대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뒤’가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대신 감독은 주구장창 노래를 틀어대고, 여기에 붙여 아오야기의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옛 애인과의 에피소드들만을 늘어놓는다. 제대로 정리도 못하면서 여기저기 어질러만 놓은 것 같다고나 할까. 이건 열린 결말도 뭐도 아니다. 그냥 산만한 구성일 뿐.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한 주인공이 모든 사람들로부터 쫓기고 모욕을 받으며, 공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는 모습은 관객을 순간적으로 주인공과 동일시하도록 만들어 영화에 몰입시키는 괜찮은 장치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주인공이 부조리를 바로잡고 명예를 회복했을 때의 일이지, 이 영화처럼 뭐가 뭔지 흐지부지 끝나버리면 오히려 짜증만 불러일으키는 게 아닐까.

 


 

     영화는 이 지루한 도망자 이야기에 ‘골든 슬럼버’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게 슬럼버(slumber)인 이유는 언론과 공식적인 기구들에서 뭐라고 이야기 하든 주인공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친구들의 도움 때문이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딴 걱정 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즐길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이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어울리는 친구들이 서로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는 것 또한 아름다운 광경이다. 하지만 굳이 이 영화에서 뭔가 좋은 의미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다면, 쉽사리 여기에서 ‘훈훈함’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황당무계한 이야기라고 하면 좀 과한 비난이 될지도 모르겠다.(그리고 사실 황당무계해도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는 수준높은 이야기들도 많다.) 하지만 상당히 헐거운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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