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의 가방
카렌 레빈 지음, 송은경 옮김 / 샘터사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1. 줄거리 。。。。。。。

 

     나치의 홀로코스트로 인해 희생된 한나 브라디라는 소녀의 짧은 일생을 재조명 하려 애썼던 한 일본인의 기록(근데 이 이야기가 왜 다시 외국 저자에 의해 기록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교육하기를 원했던 후미코 이시오카는 한 가방을 얻게 되고, 그 가방의 주인이었던 한나의 이야기를 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다. 그리고 마침내 만나게 된 한나의 오빠 게오르게. 게오르게의 이야기를 토대로 열세 살의 나이로 타의에 의한 살해를 당한 소녀의 이야기가 복원된다.



2. 감상평 。。。。。。。

 

     홀로코스트를 직간접적으로 다룬 책만 이미 서너 권을 읽어서 그런지, 혹은 이야기의 구조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평범해서인지 딱히 큰 감흥을 주지는 못한 책이었다. 이 그리 길지 않은 기록(‘책’이라는 말보다는 ‘기록’이라는 어휘가 좀 더 적절할 것 같은 내용이다)은 말 그대로 한 일본인이 홀로코스트로 희생된 한 소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서술한다. 그다지 극적인 장면 같은 것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대상이 된 한나 브라디라는 소녀의 삶도 딱히 그리 특별할 것은 없었다. 여느 또래의 아이처럼 놀고, 즐기던 한나는 어느 날 갑자기 바뀌어버린 상황 때문에 당황하지만, 무엇하나 자신에게 닥쳐올 일들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을 하기에는 너무나 어렸다. 하지만 그렇게 평범하기에, 그 평범한 속으로 찾아온 비극은 좀 더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홀로코스트로 희생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나라의 아이들에게 교훈을 하겠다는 후미코의 생각은 백번 치하할 만하다. 다만 그렇게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자신의 조상들이 벌인 잔혹한 짓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당한 이들을 내버려두고 굳이 그렇게 멀리 뭔가를 찾아 나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은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잘못은 지적하기 쉬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 그보다 몇 배나 힘든 법. 시작은 이렇게 했더라도, 나치와 손을 잡고 수많은 만행을 저질렀던 조상들의 과오에 대한 인정과 진심어린 반성에까지 나아갔으면 좋겠다. 또 그렇게 되어야 한나에게 표한 추모와 안타까움의 마음이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넓은 여백과 많은 사진, 그림, 그리고 단순한 이야기 구조는 처음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중학생 이상에 해당하는 연령대라면 충분히 읽고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