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존 - Green Zon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미군의 일원으로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밀러(맷 데이먼)는 대량살상무기가 숨겨져 있다는 위치를 전담해 수색하는 MET-D팀의 팀장이다. 하지만 몇 번에 걸친 수색에도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고, 밀러는 제보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부에서 내려오는 말은 그냥 잔말 말고 가라면 가라는 식일 뿐.

     우연히 이라크 고위인물들의 회담이 벌어지고 있음을 제보한 프레디(칼리드 압달라)의 말에 따라 독자적으로 진행한 작전을 통해 비밀의 실마리를 잡은 밀러는, 평화와 정의를 위한 전쟁이라는 표면적 이유 이면에 숨겨진 거짓을 마주하게 된다.  





2. 감상평 。。。。。。。

 

     안전지대를 뜻하는 ‘그린존’. 영화 속에서는 미군에 의한 이라크 침략전쟁이 한창이던 2003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 설치된 미군 사령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깥은 당장 마실 물이 없어 폭동 일부 직전이고, 전쟁 이전부터 미국이 주도해 시행 해 온 경제봉쇄로 인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아 있지만, 그린존 안 만큼은 수영장과 클럽, 호화로운 식당이 운영되는, 말 그대로 별천지 같은 곳이다. 전쟁터 한 복판의 평화라는 모순된 단어.

     하지만 이런 모순 속에서도 어떤 갈등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속에서는 음모의 주도자처럼 묘사되지만, 사실은 보다 큰 모순의 구조의 한 부품일 뿐인 파운드스톤과 같은 인물이 그들. 그렇다고 여기서 문제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고,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도 옳지 않다. 영화 속 밀러의 팀의 부팀장 역을 맡고 있었던 중사처럼, 분명 모순의 그림자를 보았음에도 명령대로 해야 한다는 형식논리에만 얽매여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 사람도 결국 이런 모순을 강화시키는 동조자요, 공모자다.


 

     지난 2009년 1,500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자체조사단을 동원해 2년간이나 조사를 했음에도 이라크 전역에서 대량살상무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 정부에서는 이를 알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부시도 어지간하면 최소한 실수였다는 식의 사과를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할 텐데, 여전히 ‘그래도 후세인은 충분히 그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위험인물’ 운운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거짓으로 천 명이 넘는 미군이 죽었고, 만 명이 넘는 부상자가 생겼으며, 그 백배에 달하는 이라크 국민들이 비참한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말이다.

 


     영화는 매우 사실적으로(스토리나, 영상, 고증, 심지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말까지도) 만들어졌으며,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각본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훌륭하다. 다만 전투장면의 화면이 지나치게 빠르게 흔들리는 것이 눈에 좀 거슬리기는 했다. 이번 봄 꼭 봐야 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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