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일시정지 - 과학 선생들의 현대 과학 다시 보기 양철북 청소년 교양 7
가치를꿈꾸는과학교사모임 지음 / 양철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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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고 있는 현대의 과학기술은 과연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걸까? 과학이란 누구도 건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자신의 길을 잘 찾아가는 걸까? 쉼 없이 달리기만 하는 과학이 과연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 그것이 인간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잠시 멈춰 살펴보자는 것이 이 책의 기획 목적이다.

     과학문명이 가져 온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들, 과학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동물들과 인간이라는 현실, 첨단의 과학 기술이 인체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나노 기술과 유전자 조작 식품들에 관한 이야기 등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재미있는 주제들이 담겨 있다.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공동저자들은 어려운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써 주고 있다.

 

2. 감상평 。。。。。。。

     내가 어렸을 때는 학교에서 과학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과학 기술이 바꾸어 놓을 미래에 관한 유토피아적 모습만을 잔뜩 써 놓은 책들을 읽어야 했다. 하지만 막상 그 책들이 예상했던 시기가 가까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다지 낙원으로 변해가는 것 같지가 않다. 오히려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문제들이 늘어나고, 그 주요한 역할을 과학이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단 로봇들이 인간을 공격한다는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담긴 식의 방식이 아니라도, 적절한 방향을 제시하고 잡아 주지 않는다면 과학은 언제라도 파괴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역습을 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서양에 비해 뒤늦게 산업화를 이룬 우리나라는 산업화의 한 가지 중요한 축이었던 서양의 과학기술에 관한 신화를 가지고 있다. ‘과학적인 것은 사실’이라는 명제를 일종의 공리로 삼고, 여기에 ‘사실이란 가치중립적인 것’이라는 공식을 더해 온전한 과학 중심의(좀 더 정확히는 과학연구의 주체로 생각되는 인간 이성중심의) 세계관을 건설해 낸 것이다. 그리고 이 과학중심의 세계관은 거침없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애초에 그 영역이었던 자연의 질서 혹은 법칙을 넘어 인간 사회의 운영에까지도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물론 과학이 인류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과학 자체가 가진 힘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선량한 방식으로 이용하고자 노력했던 선진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현대의 문제는 과학에 담겨야 하는 그런 가치들이 사라지고 대신 눈앞의 이득과 이권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가치를 꿈꾸는 과학교사 모임’이라는 모임 명은 이 책이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한 작은 노력들의 집합임을 알려준다. 온 나라 전체가 미친 듯이 효율과 성장이라는 가치만을 따라 달리고, 여기에 ‘가치중립적인 과학’이라는 가상적 개념이 더해지면서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균열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는 이 때,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생명이라는 ‘가치가 담긴 과학’을 가르치려는 시도는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정도에 이르는 학생들에게 딱 맞도록 쉽게 쓴 저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대개 이 정도면 일반 성인들에게도 무난히 읽힐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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