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어린 시절 자신과 여동생을 미국으로 입양 보낸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현태는, 그가 국가대표 스키 점퍼가 되면 엄마가 먼저 찾아올 것이라는 방 코치의 말을 믿고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스키점프팀에 들어간다. 학창시절 잘나가던 스키선수였지만 약물복용 문제로 쫓겨났던 칠구와 늙은 할머니와 바보 동생을 놔두고 군대에 갈 수 없었던 흥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참여한 재복이 모여 마침내 공포의 외인구단이 만들어진다. 아, 여기에 흥철의 좀 모자란 동생 봉구도 후보 선수로 추가.

     우여곡절 끝에 연습을 하다가 겨우 독일에서 열리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경기에 참가하게 된 스키점프 팀. 하지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고, 그저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를 위해 창단했던 체육회 관계자들은, 유치가 무산되자 올림픽 출전권을 따온 그들에게 더 이상 지원을 하지 않는다. 자비를 털어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올림픽에 출전한 그들. 하지만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 감상평 。。。。。。。

 

     나흘의 시차를 두고 보게 된 해운대와 국가대표. 한국형 재난 영화라는 야심찬 타이틀을 가지고 제작사의 계열사인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상영관 점유율을 높여 흥행을 유도한 해운대였지만, 미숙한 연출력과 흠이 보이는 컴퓨터 그래픽은 기대한 만큼의 만족감을 주지 못했었다. 반면 이 영화 국가대표는 처음부터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았던 영화였다. 스포츠를, 그것도 비인기종목을 전면에 내세워 흥행이 된 것은 ‘우생순’이 거의 유일했으니까. 바로 얼마 전 개봉했던 ‘킹콩을 들다’ 같은 영화는 처참하게 실패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렇게 그대를 하지 않고 봤기 때문일까.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든 느낌은 ‘이 영화 괜찮다’였다. 스포츠가 가진 속성상 ‘승부’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인데, 이 때 이 승부를 더욱 긴장감 넘치게 만들기 위해 반드시 꺾어야만 하는 상대편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 때 이겨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열하거나 악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극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곤 하는데, 이 영화의 감독이 선택한 것은 스키점프라는 혼자 하는 운동. 누구도 방해할 수 없고,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은 온전히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가야 하는 깔끔한 스포츠였다.(물론 영화 속에서는 주최 측의 농간이 살짝 등장하기도 하지만) 때문에 이 영화에서 성공을 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오직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얼마나 잘해내느냐고, 자연히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고도 응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감독은 영화 속에 관객들이 내내 미워할 수 있는 악한 인물들을 배치하지 않는데, 이는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감독은 이름 꽤나 있는 주연급 배우들을 총동원하지 않는 대신 연기력이 있는 두 명의 배우(성동일과 하정우)를 전면에 배치해 극을 이끌어 가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영화의 흐름을 무난하게 연결시켜주는 조연들의 열연이 버무려지면서 영화는 진한 맛을 우려낸 곰국과 같은 느낌을 준다. 드라마 ‘반올림’의 또 하나의 히로인인 이은성은 이 영화에서 꽤나 비중 있는 조연 역을 하며 드디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 느낌이다.(‘다세포 소녀’ 같은 쓰레기 영화에 출연해 길을 잃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컴퓨터 그래픽도 무한 반복질로 만든 어설픈 해일이나 컴퓨터 게임 오프닝 장면 정도의 수준이었던 건물 침수 장면보다 훨씬 나은 느낌이다. 스포츠의 특성상 스피드를 적절하게 구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사실 ‘우생순’은 이 점에서 좀 아쉬운 감이 있었다), 감독은 스키점프라는 특별한 종목의 느낌을 꽤나 사실적으로 살려냈다.(아마 돈은 훨씬 적게 들였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올해 봤던 열세 편의 영화 가운데 가장 괜찮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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