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도 믿음의 글들 245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홍종락 옮김 / 홍성사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나 평소 우리는 우리의 요청이 상대방의 행동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내지 하나의 원인이라고 (정말 확고히 믿을 때는) 믿네. 

그건 우리가 상대와 깊은 관계를 통해 그의 성격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기 때문일세.

 

1. 요약 。。。。。。。

      평신도 기독교 변증가로 유명한 C. S. 루이스의 글이다. 저자는 친한 친구에게 쓰는 ‘편지’의 형태로 ‘기도’라는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해 볼만한 꺼리들을 제시한다. 성공회 신자답게 고정된 ‘기도문’의 사용에 관한 이야기나, 사자(死者)들을 위한 기도의 유효성 등 기도에 관한 일반적인 의문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에서 시작해, 과연 그분이 기도를 들으실 수 있는가, 기도가 실제적인 작용을 할 수 있는가와 같은 형이상학적 질문에 대한 간단한 논증들도 등장한다. 최종적으로는 기도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분 안에서의 완전한 샬롬에 관한 이야기까지, 타고난 이야기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2. 감상평 。。。。。。。

     현란한 수사(修辭)가 아니라 일상적인 상식에 기초한 논증으로 독자의 생각을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바꿔놓는 C. S. 루이스가 ‘기도’에 관한 책을 쓴 것을 발견했을 때 바로 손을 내어 뻗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매력적인 인물이고, 흥미를 자극하는 글솜씨를 가진 작가기 때문이다. 이전의 책들을 통해 파악했던 그의 날카로운 ‘이성’이 과연 기도라는 주제를 어떻게 설명할 지 기대해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나 컸기 때문일까? 기도에 관한 현란한 이성적 논증은 등장하지 않았고, 책을 읽으면서 처음의 흥분 섞인 기대감은 점차 줄었다. 물론 책에 담긴 내용이 형편없다거나, 논리의 전개가 유치하다거나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책에는 기도에 관한 저자의 깊은 묵상과 ‘기도하는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가득하다. 다만 ‘논리적인 이론화’라는 작업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존재가 하늘의 존재와 대화를 하고, 무엇인가를 얻어내는 것이 ‘기도’의 본질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존재가 초월적 존재에 관해 사유할 수 있는 한계라는 게 존재할 테니까. 저자 역시 사람이 기도하는 것을 하나님이 들으실지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왜 많은 기도가 구한대로 응답되지 않는 지 하는 문제를 쉽게 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비유’를 통해 기도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고 있다. (하긴, 우리가 눈을 뜰 때부터 잠들 때 까지 좀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합리적 논증’보다는 ‘비유’와 ‘상징’이긴 하다. 저자는 이 ‘소박한’ 방식으로도 충분히 기도에 대한 어떤 의미에서의 ‘변론’이 가능하다고 믿는 듯하다)

      책 뒷표지에 실려 있는 문구처럼, 이 책에 담긴 루이스의 대답은 ‘실마리’일 뿐이다. 저자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도 않고,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앞서서 고민했던 사람으로서 자신이 생각했던 바를 담담히 서술하고 있고, 이는 독자에게 명쾌함 보다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결국 기도라는 것은 이론만큼 직접 경험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니까. 현명한 독자라면 루이스가 준 실마리에서 시작해 기도의 참 맛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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