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순간도 많은 사람들이 완전한 사랑을 꿈꾼다.
그, 혹은 그녀가 아니면 절대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영혼과 영혼이 서로를 알아본다는 그런 사랑.
멋지지 않은가, 그런 사랑을 한다는 건.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소설들을 보면,
온통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로만 가득하다.
아, 여기에 대중가요도 물론 추가해야 겠다.
요즘 나오는 가요들의 주제는 극단적으로 말해 딱 두 개밖에 없다.
사랑하게 되어서 기쁘다는 내용 아니면,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슬프다는 내용.
그 빈곤한 상상력의 가련함이란....

 

그야말로 사랑의 홍수 시대이다.

 
 
내가 쓴 글들을 꾸준히 읽은 사람들이라면,
이제 슬슬 눈치를 채고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사랑은 좋은 것이 아니냐고,
왜 거기에 시비를 걸 준비를 하느냐고 말이다.

 

만약 정말로 여기까지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면,
당신을 내 매니아로 임명한다. ㅎㅎ


 
사랑, 물론 좋은 것이다.
그렇다면 신문과 방송, 모든 매체들에서 사랑을 떠들어대는 
오늘날의 사람들은 과연 행복한가?

 
 

불행히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랑의 홍수 시대에도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완전한 사랑을 찾고자 하지만,
결국은 실패의 쓴잔을 들이키곤 한다.
왜 그럴까? 무엇이 문제일까?
 

 
지나치게 긴 글이 되지 않기 위해,
나는 여기서 여러 종류의 사랑들 가운데
남녀 사이의 사랑만을 주제로 삼겠다.
하지만 다른 관계의 사랑(부모와 자녀, 친구, 이웃 등의)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완전한 사랑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그들의 그러한 시도는 십중팔구 실패하기 마련이다.
완전한 사랑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심지어 공상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완전한 사랑, 아니 적어도 그에 상당한 사랑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실패를 하는 걸까?

 
 

어떤 사람은 자신의 완전한 사랑을 첫사랑의 대상에게서 찾고,
또 다른 사람은 헤어진 연인에게서 찾는다.
심지어 드라마, 영화 속의 주인공의 모습에서
자신의 완전한 사랑의 대상을 찾기도 한다.

 

지나간 과거의 연인에게서 찾으려는 사람은,
그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데서 오는 슬픔과 자기연민에 빠져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 혹은 그녀야 말로 자신의 완전한 사랑이기에,
더 이상 다른 사람과는 사랑할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영화나 드라마, 자신의 상상 속에서 완전한 사랑을 찾는 사람은
상상 속의 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를 한다.
그리고 ‘당연히’ 그 상상과 일치하지 않으면,
자신의 사랑이 아니라고 상대와의 관계를 끊어 버린다.

 

완전한 사랑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기’를 제대로 선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완전한 사랑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남녀 사이에 있어서의 완전한 사랑이란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특별하고도 거룩한 관계 속에 들어갔을 때에야 가능하다.
‘둘이 한 몸이 되는 것’.
성경이 결혼을 이르는 말이다.
완전한 사랑에 대해 이보다 더 멋진 표현이 또 있을까.
원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인격체가
결혼이라는 관계를 통해 하나의 인격체로 태어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완전한 사랑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완전한 사랑을 찾아야, 결혼을 하게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결혼의 유일한 조건으로 ‘사랑’을 꼽는 위험한 생각도 판을 친다.

과연 사랑만이 결혼의 유일한 조건이 될 수 있을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그 감정의 지배에 따라
결혼이라는 신성한 의식을 결정하는 것이 옳을까.
사랑만이 삶의 유일한 이유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세속적인 드라마와 소설이 우리에게 주입하는 위험한 사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결혼의 '조건'을 생각하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어떤 조건을 택하느냐 하는 것이다.

나와 깊은 사귐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인지,

그의 삶의 질서가 제대로 잡혀 있는지,

이런 조건들은 우리가 충분히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다.
두 사람이 하나의 인격체를 이루는데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완전한 사랑'이란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속적인 대중매채에서 떠드는,
운명적이며 완전한 사랑을 언젠간 만나게 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지 않는 한,
완전한 사랑은 결코 당신 곁에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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