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김앤장 - 신자유주의를 성공 사업으로 만든 변호사 집단의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10
임종인.장화식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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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이 추구하는 ‘고객의 이익’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말하는 것일까?

능력과 수단을 겸비한 법률 기업이 강자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면

공동체의 질서는 대체 어떻게 될까?

 

 

1. 줄거리 。。。。。。。

 

     한국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변호사 집단인 ‘김&장 법률사무소’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현역 국회의원과 시민운동가가 함께 책을 썼다는 것 자체만 해도 흥미로웠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그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조직 자체의 비합법성은 물론, 비리와는 단짝인 ‘비밀성’은 재정과 인적구성, 실제 활동 상황에 걸쳐 널리 퍼져있었고, ‘안 되는 일까지도 되게 하는’ 놀라운 능력은 전현직(놀랍게도 현직도!!) 정부의 핵심 관료들을 채용해 막대한 연봉을 주는 데 있었다. 또, 현행 법률이나 변협의 권고조차도 귓등으로 흘려버리고도 떳떳할 수 있는 당당함은 온갖 작위적인 법률해석과 언제나 가진 자, 힘 있는 자 편에 서는 처세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법이 정의가 아닌 사익을 위해서만 추구될 때, 그리고 법률가들이 권력자, 악성 자본과 결합될 때 어떤 괴물이 만들어지는 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고발서.

 

 

 

2. 감상평 。。。。。。。      

 

     책이 급하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저자들을 소개하는 글이 여느 책처럼 수사구들이 붙은 문장들이 아니라, 단지 그들의 이력들을 짤막하게 늘어놓은 데에서도 짐작이 된다. 그만큼 다급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다른 방향으로 이해하면, 그렇게 알려진 것들만을 모아도 책 한 권이 금방 만들어질 수 있을 정도라는 말. 공식적으로 민주주의를 국체(國體)로 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귀족층’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불법과 편법이 사용될 수밖에 없었고, 아무리 모든 것을 은밀하게 진행해도 꼬투리는 잡히기 마련이라는 지고의 진리를 보여준다.

 

     규모면에서나 구성원으로나 국내 최대의 로펌(Low-Firm)이라고 자부하는 ‘김앤장’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있고, 자신들의 법적 지식을 돈 벌이에만 남용하고 있으니 이걸 어디서부터 고쳐 나가야 할까.

     민주주의를 유지시킬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공정한 법과 그 정신을 살릴 수 있는 공정한 집행이다. 당연히 그것들을 무력화 시키려는 시도는 민주주의의 적이고 암세포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암세포는 수술을 통해 제거를 해야 하는데, 누군가 이런 썩은 냄새가 나는 부분에 메스를 들이대려고 하면, 언론과 권력을 이용해 입을 막아버린다. 나 참.

     민주주의의 이상으로 생각하는 아테네의 페리클레스 시대도 사실은 페리클레스의 장기독재였다는 것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런 현실이 민주주의의 한계는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결국 법을 만드는 것도, 그것을 적용하는 것도 귀족들의 특권이니까.

 

 

     책의 말미에 저자가 써 놓은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들이 김앤장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수준 높은 주제’가 아니라 ‘최소한 불법은 행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싶어서 말이다.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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