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의 이혼”에서 C. S. 루이스도 비슷한 내용을 강조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이 끝내 천국으로 향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 자신에게 너무 몰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천국의 초입에서 한 영혼은, 살인을 저지른 생전의 자기 부하직원이 천국에 있는 것을 보고는 그가 인도하는 천국에는 가지 않겠다고 외면하기까지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은 사람만 천국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 그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느껴진 것이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천국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나를(혹은 나만) 신경 쓰고 있는지 모른다.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이런 실수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든데,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 상황도 결국 여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우리의 시선을 나에게서 하나님에게로 돌릴 수 있을까? 아쉽게도 책에는 이 부분에 관한 실천적 도움은 그리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바르게 깨닫기만 하면(인식론적 전환) 그런 사람이 될 것(존재론적 전환)이라는 기대인 듯하다. 물론 바른 앎은 진리를 따르는 삶에 있어서 참 중요한 일이지만, 결국 구체적인 방법론이 없다면, 극단적으로 그저 무엇을 아는 것으로 어떤 사람이 된 것인 양 착각할 수도 있다.
복음의 중심 주제에 대한 간명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