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안에서 발견한 참된 자유
팀 켈러 지음, 장호준 옮김 / 복있는사람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마도 한 편의 설교문 정도 될까 싶은 얇은 책이다. 저자는 인간의 왜곡된 본성이 기본적으로 공허함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과의 비교우위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노력의 종착점은 교만이다. 당연히 그것으로는 우리 삶이 본질적으로 채워질 수 없다.


그리고 여기에서 바울의 예가 사용된다. 그는 사람들의 눈도, 심지어 자기 자신의 눈도 의식하지 않았다. 그건 자신이 완전하기 때문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 스스로를 죄인의 괴수라고 소개한 인물이지 않던가. 그는 아예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판단)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건 다른 말로 ‘겸손’이라고 할 수 있다.


바울이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던 건,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그에 대한 평가를 끝내셨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그 평가가 우리가 누구인가를 결정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게 된다. 그리고 이럴 때 비로소 “복음 안에서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천국과 지옥의 이혼”에서 C. S. 루이스도 비슷한 내용을 강조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이 끝내 천국으로 향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 자신에게 너무 몰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천국의 초입에서 한 영혼은, 살인을 저지른 생전의 자기 부하직원이 천국에 있는 것을 보고는 그가 인도하는 천국에는 가지 않겠다고 외면하기까지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은 사람만 천국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 그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느껴진 것이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천국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나를(혹은 나만) 신경 쓰고 있는지 모른다.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이런 실수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든데,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 상황도 결국 여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우리의 시선을 나에게서 하나님에게로 돌릴 수 있을까? 아쉽게도 책에는 이 부분에 관한 실천적 도움은 그리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바르게 깨닫기만 하면(인식론적 전환) 그런 사람이 될 것(존재론적 전환)이라는 기대인 듯하다. 물론 바른 앎은 진리를 따르는 삶에 있어서 참 중요한 일이지만, 결국 구체적인 방법론이 없다면, 극단적으로 그저 무엇을 아는 것으로 어떤 사람이 된 것인 양 착각할 수도 있다.



복음의 중심 주제에 대한 간명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