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음모론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음모론이 생겨나고, 사람들은 왜 그걸 믿는지, 음모론이 일으키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살펴나간다. 그리고 아직 얼마 지나지 않은 12.3 계엄 사태를 “음모론이 촉발한 최초의 쿠데타”라고 정의하면서(이건 뉴욕타임스에서 해당 사건을 “알고리즘 중독이 촉발한 세계 최초의 반란”이라고 보도한 것에서 나온 표현인 듯하다) 음모론이 국가를 뒤흔들 수도 있음을 아울러 경고한다.
책의 말미에는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하는 방법론이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그들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공감과 같은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공감이란, 그래 네 말이 맞아 하는 식의 우쭈쭈를 하라는 뜻이 아니다.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은 점차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끊어지면서, 그들만의 커뮤니티에 빠져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지는데, 그럴 때 그에게 심리적 의지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있어야 음모론에서 나올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될 거라는 말.
하지만 책에도 실려 있는 실제 예들을 보면, 그렇게 해도 좀처럼 음모론에서 빠져나오도록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책에 나온 사람들도 벗어났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마치 불법약물처럼, 음모론도 일단 한 번 빠지면 계속해서 금단증상에 시달리며 더 자극적인 음모론을 찾아 나서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그런 차원에서 음모론에 처음부터 발을 내딛지 않을 수 있는 정보 리터러시를 기르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 내용이 약간 실려 있는데, 사실 뭔가 뾰족한 수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정도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건강한 몸을 위해서는 매일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다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원래 건강하고 건전한 일을 위한 작업은 평범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