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내놓는 해결책의 시작은 정치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할 때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한창일 때를 배경으로 쓰인 이 책은, 당대의 정치 상황에 대해 그리 희망을 걸지 않는다. 여야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이른바 진보정당의 정통계보를 잇던 진보당은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
(책이 쓰일 때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결국 친위 쿠데타로 자멸한 윤석열 정권은 말 그대로 최악의 이익 집단이었다. 아는 것이 없이 대통령까지 된 그가 할 수 있는 건, 수족인 검사들을 온 정부 기관에 보내서 감시하고 배후조종하는 방식뿐이었다. 앞서 말한 국가적 위기 상황 앞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내 놓은 것은 없었고,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었다.(그 와중에 알뜰살뜰 뇌물을 받아 챙기는 영부인까지..)
저자는 정치가 복원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러나 책이 쓰인 지 몇 년이 지난 오늘, 과연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정치가 복원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은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것 같다. 어차피 대통령이 하는 일을 막고 발목 잡는 게 지상목표인 야당(혐오가 높아질수록 지지자들도 결집한다는 학습효과가 강하게 있다)은 이제 대놓고 음모론과 선동으로 정국을 대하고 있다. 박수는 양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아마 나라가 망한다고 해도 상대가 몰락한다면 기꺼이 그런 선택을 할 것 같은 썩은 정치인들이 여기에 참여할 것 같지는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