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의 여름 휴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오유리 옮김 / 양철북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동정은 하지 않는다. 다만 너무나 가련하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해고된 일이나, 목적지 없이 길거리를 헤매 다니다가

아들한테 얻어맞은 것이 가련한 게 아니다.

그 얘길 이런 식으로 털어놓는 신세가, 너무도 가련해서, 슬펐다.

 

1. 줄거리 。。。。。。。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단편소설집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라이언 선생님’은 고등학교 교사인 주인공이 장기 결석을 하는 한 학생의 아버지를 만나면서 오랫동안 자신을 붙잡고 있던 문제에서 자유롭게 된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 이야기 ‘허수아비의 여름 휴가’의 주인공도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반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 있다는 설정까지 비슷하지만, 작가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문제가 좀 더 강하게 부각시킨다.

     세 번째 이야기 ‘미래’는 최근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같은 반의 한 친구가 자살을 하게 되면서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살인자’로 불리게 된 누나가, 비슷한 일을 당하게 된 동생을 바라보면서 함께 회복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2. 감상평 。。。。。。。

 

     세 편의 이야기 모두 ‘학교’라는 주제와 관련되어 있다.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되고, 어지간해서는 고등학교까지는 졸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동감을 얻을 수 있는 요소이다. 나 역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10여 년 전 그 때를 떠올리게 되었다.(내 나이가 벌써 이렇게 된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하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과거의 어느 때 그들의 인생에서 제대로 풀지 못한 일종의 ‘상처’들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런 제대 치유되지 못한 ‘상처’들은 ‘흉터’가 되어버렸고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그들의 삶이 자리를 잡는 것을 방해했다. 하지만 마침내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은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주제는 최근에 읽은 저자의 다른 작품들 - ‘졸업’, ‘오디세이 왜건, 인생을 달리다’ -에서도 등장했던 것들이었다. 아마도 저자가 이 부분에 깊게 천착을 하고 있나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보면 저자의 작품세계가 그다지 발전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무려 세 권의 책을 읽었는데도 주제 면에 있어서 큰 전환이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좀 나은 점은 이야기들의 배경이 서로 많이 다르다는 점이었는데, 그나마 이 책에 실려 있는 두 개의 이야기는 서로 모티프가 너무 유사하다.(동 저자의 책이 아니라면 표절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 에쿠니 가오리가 시종일관 사랑중독증에 빠져 있는 것처럼.

 

     기요시의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교훈적이라는 것과 그 교훈이 건전하다는 점이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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