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렇게 되면 소설의 장르가 또 궁금해진다. 이건 미스터리, 혹은 호러인가? 하지만 안심하자. 전혀 그런 분위기로는 흘러가지 않는다. 물론 죽을 당시의 기억이 없었던 주인공은, 자신이 자살한 것 같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극구 부정하면서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지를 나름 추적해 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소설의 좀 더 중요한 무대는 주인공 데쓰오의 집이다. 지난 3년 동안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온 아내 지카와의 관계.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주인공을 키워온 어머니, 그리고 지카와 그녀의 부모님(주인공의 장인 장모) 사이의 관계까지. 그러니까 작가는 죽음이라는 것이 그 당사자 주변의 여러 관계들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지카는 남편의 죽음(자살)이 자신 때문은 아닐까 하는 죄책감을 마음속에 큰 돌처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일찍 남편을 잃은 데쓰오의 어머니는 또 다시 아들마저 잃고서 (티를 내지는 않지만) 큰 충격을 안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며느리인 지카와의 관계를 삐걱거리게 만들었고. 사람은 살아서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존재인 것 같다.
전국(아니 전 세계)에서 다시 살아난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그들이 모여서 협력단체를 만들고, 당연히 그들을 의심스럽게 보고 나아가 혐오하는 이들까지 출현하면서 잠시 장르가 사회물로 가나 싶었지만, 작가는 다시 주인공의 심리에 집중한다. 적어도 외부적인 위협은 그리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자신의 죽음의 진실과, 그의 정신을 계속해서 헤집는 경비원 사에키(그의 말은 글로 읽는 데도 구역질이 날 정도다)와의 만남, 그리고 마지막에 갑자기 나타난 또 다른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