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면, 우리가 누군가에게 요구하는 “진정성”이란, 결국 그냥 그가 우리의 마음에 드는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문제는 그 ‘우리의 마음’도 시시각각 변한다는 것. 한 때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지던 다양한 “제품들”(책에는 힙스터들의 아이템이 언급된다)은 시간이 지나면 또 그저 촌스러운 무엇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변덕스러움은 또 다른 증거이고.
물론 이렇게 보면 ‘진정성’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읽힐 지도 모르겠다.(실제로 책에는 그런 뉘앙스가 좀 보이긴 한다). 그러나 이건 앞서 언급했듯, 진정성을 그저 나 자신이 바라는 것이라고 모호하게 정의하는 현대적 견해에 따른 것이지, 진정성을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와 행동으로 보는 좀 더 오래된 전통적 견해로 보면 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다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식으로 진정성을 정의하는 일이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는 좀처럼 합의를 이룰 수 없는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책에는 꽤 흥미로운 예시들이 등장하는데, 이른바 “문화적 도용”, “성 정체성” 같은 것들. 애초에 이민 2, 3세대라면 그들이 주장하는 문화적 유산과의 유대는 이미 빈약해진 상황인데도 누군가 자신들이 전유하는 문화적 양식을 조금 따라한다고 도용 운운하며 비난하는 게 우스운 일이라는 것.
진정성이란, 우리가 서로 만나서 손을 잡을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되어야지, 서로의 차이를 더욱 부각시켜 대립과 싸움만 일으키는 데 사용된다면, 그들이 말하는 진정성은 그저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한 핑계가 될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진정성 논의를 의미 없는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 문제는 언제나 도를 넘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