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박국은 화가 나 있는 선지자가. 그 주된 이유는 그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엉망진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시대로부터 2000 하고도 몇 백 년이 더 지난 오늘날도 현실은 비슷하다.
초강대국 미국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들지 않는 나라들을 군대로 때리고 있고, 나머지 나라들은 그런 미국이 두려워 대놓고 반대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진작 윤리적 파탄이 난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은 말 그대로 깡패다. 수많은 나라들 사이에서 혐오와 배제의 논리를 전면에 내세운 정치세력들이 설치고, 심지어 제1당이 되기도 한다. 어중이떠중이들은 그런 파시스트들을 추종하며, 그들에게서 현실의 비참한 자신을 덮어줄 ‘가오’를 찾는다.
하박국은 왜 하나님이 이런 현실을 그냥 두고 보시느냐고 항의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런 항의를 무시하지 않으시고 대답해 주신다. 세상은 너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훨씬 더 큰 규모로, 한 시도 쉬지 않고 진행 중이다. 눈을 크게 떠라. 우리도 종종 신앙을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온 우주의 하나님이 오직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시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박국의 하나님은 그런 잘못된 기대를 깨뜨리신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 하나님은 하박국이 고발하고 있는 현실의 악한들을 가만두지 않으신다. 저자는 특별히 제국주의적 권력을 휘두르는 이들과 연결시킨다. 하박국 당시의 바벨론이 그런 제국주의적 폭력의 대명사였지만, 그런 세력은 하박국 시대 이후에도 수없이 등장했고,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다. 하나님은 반드시 악인들의 행위에 대해 심판을 하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