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작가가 “손 여사”라고 부르는 어머니와의 관계를 주로 다루고 있다. 5남매의 셋째로 태어난 저자는 유일하게 결혼도 하지 않고 살고 있는데, 그게 어머니를 비롯한 부모님의 큰 걱정을 사고 있다(나도 충분히 어떤 느낌인지 안다). 때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하기도 하시고, 요 근래에는 이상한 유튜브 채널에 빠져서 정치적인 편향성을 강하게 띠기도 하는 듯하다.
반면 딸 쪽인 작가 역시 딱히 사상적으로 투철한 “좌파”는 아닌 것 같다. 이명박 시절 대학을 다니던 작가는 강제적인 학과 통폐합을 경험하면서 권위적 행정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되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은 부당한 대우(성추행을 포함한)로 인해 이런 경향이 좀 더 강해진 듯하다.
당연히 정치적인 주제로는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책에도 몇 번인가 등장하는 정치적 대화는 금세 끊어지고 만다. 하지만 그렇게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끊어질 수는 없는 법이니까. 어쩌면 책은 우리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가정에서 경험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의외로 가까운 관계에서도 좀처럼 진짜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작가의 경우는 그 정도는 아닌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