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은 “집사”의 요약본이다. 원래의 “집사”도 같은 역자인 김호동 교수에 의해 다섯 권의 책으로 번역되어 나왔는데, 워낙에 방대한 책인지라 이렇게 보통 사람들을 위한 조금은 다이제스트한 느낌의 책을 따로 냈나 보다.
사실 나쁘지 않은 기획 의도였는데, 책을 읽으면서 든 느낌은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어떤 기대를 하며 손에 들었을까를 충분히 생각하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가 “집사” 같은 책을 보려고 하는 건, 단순히 몽골제국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라기보다는(그건 요약적으로 잘 정리해 둔 인터넷 자료가 널려 있다) 그것을 다루는 12~13세기 저자의 독특한 관점을 읽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요약을 해 버리면, 그런 특징이 거의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오히려 서술에서 조금은 올드한 느낌까지지 들기도 하고. 역자인 김호동 교수의 내공을 알기에, 차라리 역자의 눈과 입을 통해서 몽골제국사를 정리했더라면 어땠을까, 그 쪽이 좀 더 흥미롭게 와 닿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예를 들어 원 저자가 알지 못했던, 혹은 알면서도 쓸 수 없었던 내용들을 현대의 학자들이 분석해 본 내용들을 더했더라면 좀 더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