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브레인 - 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
이선 몰릭 지음, 신동숙 옮김 / 상상스퀘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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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AI라는 말을 듣게 되는 세상이다. 심지어 대통령 비서관 가운데도 AI수석이라는 직책이 만들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AI를 단순히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넘어 외계 지성(Alien Mind)이라고 부른다(Alien Intelligence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외계인이 가지고 온 무엇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우리의 외부에 존재하는 무엇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이 외계의 지성을 제대로,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른바 적절한 학습, 이 책에서 말하는 ‘정렬’ 과정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가 잘못 정렬되면 그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우리에게 실제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책 속에는 AI 전문가들이 2100년까지 AI가 전 세계 인구의 최소 10퍼센트를 “죽일” 확률이 12퍼센트라고 추정하고 있다는, 조금은 무시무시한 문장도 보인다.


한편 또 저자는 이 AI를 “공동지능”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적극 권장한다. 우리 뇌의 확장으로서 AI를 이용하자는 뜻이다. 팔의 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굴삭기를 쓰고, 시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망원경을 사용하듯이. 그리고 여기에 도움이 될 네 가지 원칙(또는 요령)을 제시한다. 작업에 항상 AI를 초대함으로써 그 들쭉날쭉한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는 첫 번째 요령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책의 2부에서는 AI가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영역들을 보여준다. AI는 대화 상대(사람)로 기능하기도 하고, 창작가나 동료, 교사, 코치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저자는 AI가 반드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기만 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 듯하다. 여전히 남아 있는 환각의 문제라든지, 저작권과 같은 법적인 문제도 있고.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적은, AI가 정규교육 이후에 진행되는 숨겨진 견습 시스템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대학병원의 레지던트 같은 과정에서는 전문가인 교수가 수술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때로 일부를 지도 아래 맡아 해 보면서) 점차 숙련되는 과정을 갖는다. 그러나 이제 수술용 로봇이 널리 쓰이면서 굳이 보조를 받을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고, 수련의는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보거나 모의수술로만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결과적으로 충분한 경험이 없이 혼자 유튜브 영상으로 수술용 로봇을 조작하는 법을 익힌 의사들이 쏟아지게 되었다. 우리의 건강과 생명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수술을 이런 의사에게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을까? 또는 그런 수술을 우리는 AI에게 완전히 맡기게 될까?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할 때면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AI가 발달하면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게 될 것인데, 그 중에는 소위 전문직이라고 불리는 직업들이 상당수 포함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예컨대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고 있는 정치검찰이나 정치판사들과 관련된 사건이 나오면, 차라리 AI로 대체하라는 말이 쏟아진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AI가 발달할수록 전문가들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AI의 결과물을 평가하려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사실 AI라는 도구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훨씬 더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실제로 기술의 발전으로 가장 먼저 대체되고 있는 것은 이른바 단순 노동 분야이기도 하다.


AI의 발달에 관한 우려와 기대를 아울러 담으면서도, 저자는 기대 쪽에 좀 더 무게감을 두는 것 같다. 과연 그렇게 될 지는 결국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 같지만, 이미 전쟁에 AI를 사용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오는 것으로 봐도 과연 인류에게 그런 기대를 품을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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