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이들의 소꿉장난.
앞서 나왔던 영화 “길복순”은 센세이셔널했다. 물론 여기저기서 본 듯한 클리셰들이 잔뜩 있긴 했지만, 이런 스토리의 영화를 우리나라 배우들과 한국어 대사를 통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전도연과 황정민이 칼싸움을 하는 영화를 또 어디에서 볼 수 있겠는가.
그 영화의 속편이 나왔다고 해서 어느 정도 전편에 근거한 기대를 갖고 보기 시작했는데, 이건 무게감이라든지 분위기가 확실히 이전만 못하다. 주인공 킬러 역에 임시완이라는 배우가 잘 어울리는지는 좀처럼 확신이 안 들고, 상대역인 신재이 역을 맡은 박규영 역시 깊은 고민이나 내면의 복잡한 감정 같은 걸 표현하기에는 아직 좀 더 연습이 필요해 보인다. 오히려 카메오로 잠깐 얼굴을 비친 전도연의 몇 마디가 더 임팩트가 있었다고 하면 좀 가혹한 평일까.
전작 길복순이 흥미로웠던 건, 거대한 킬러 회사와 그들로 구성된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설정만이 아니라(이건 존 윅 시리즈에서 훨씬 더 잘 구현되어 있다), 업무 외의 시간에 복순의 가정사가 묘사되는 과정에서의 갭 차이도 중요한 몫을 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게 없다. 주인공 사이의 썸 비슷한 게 있긴 한데, 그것뿐이라면 한국 드라마 특유의 고질병(회사 다니면서 연애하고, 법정에서 연애하고, 병원에서 연애하고..)의 반복일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