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소설은 그런 문제를 직접 다루기보다는, 오디션에 참가한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미션에 대처해 가는 방식을 따라갈 뿐이다. 이 과정에서 특별히 억지스러운 빌런은 등장하지 않는다. 사실 이 부분은 이 작품의 약점과도 관련이 되어 있는데, 전반적으로 주인공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에 관한 개인서사가 부족하고, 때문에 인물들이 좀 평면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이건 다른 말로 하면, 주인공 이야기에 집중하는 구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책 곳곳에 오늘날 교회에 관한 작가의 인식이 묻어 나온다. 내부와 외부인들의 기대와 신뢰를 진작 잃고, 최대종교의 위치를 내어주고 곧 소수종교의 길을 가게 될 것 같은 상황, 말 그대로 최하 수준의 기대치를 찍는다.
그런데 어쩌면 바로 거기에서 다시 교회가 일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이른바 기본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다. C. S.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달았따면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오늘날 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여기에 있는 지도 모르겠다.(물론 그게 단순히 2천 년 전 교회가 하던 일을 문자적으로 반복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