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 - 내 인생을 바꾼 아우구스티누스의 여덟 문장
김남준 지음 / 김영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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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손에 든 저자의 책이다. 학창 시절 몇 권의 책들을 읽으면서, 청교도적 글쓰기의 맛을 톡톡히 봤던지라, 이 책의 내용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진다. 서문에서도 살짝 언급되듯, 이 책은 시와 산문의 중간 어디쯤인 것 같다. 굳이 분류하자면 시 쪽에 가까워 보인다.


“내 인생을 바꾼 아우구스티누스의 여덟 문장”이라는 부제에 나와 있듯이, 이 책은 저자가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 중 강한 인상을 받은 여덟 개의 문장들을 두고 깊은 시적 사유를 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저자가 고른 문장들이 하나같이 쉽게 읽히지 않는 것들이다.(어쩌면 그 때문에 이렇게 긴 감상과 해설이 나오게 되는 것일 지도) 예컨대 첫 번째로 고른 문장은 “내 마음이 내 마음을 피해서 어디로 간다는 말입니까?”로 시작된다. 여기에서 저자는 자신의 회심에 이르기까지의 신앙 여정 속 갈등과 방황을 읽어내고 풀어낸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장은 네 번째인 “공간은 우리가 사랑할 것을 제시하나 시간은 그것을 빼앗아가 버린다”였다. 저자는 여기에서 짧은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금세 사라져버릴 것에 대한 사랑 때문에 아파하지 말자고 결심한다. 흥미로운 접근이다.



저자의 이전 책들과는 문체나 내용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예상하고 펼쳐보면 당황할 수도 있겠다. 나이를 먹으면 어느 정도는 시인이 되는 걸까 싶었던 책이다. 최근에 읽었던 유진 피터슨의 시집도 살짝 떠오르고. 제목에 “밤”이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밤은 좀 센치해지는 면이 있지 않던가. 낮과는 좀 다른 정서로 손에 들 때 저자의 원래 의도를 조금 더 실감나게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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