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변증법 - 김교신과 한국 개신교 한국 개신교 사상사 1
양현혜 지음 / 홍성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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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우치무라 간조와 그 제자였던 김교신에 관한 연구를 오랫동안 해 온 저자가, 한국교회 초기 활동했던 김교신의 글을 모아 주제별로 엮은 3부작을 냈다. “신앙의 변증법”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첫 번째 책은 신앙과 회심, 복종, 이성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책은 구성은 각 주제에 대한 김교신의 글을 일부 옮긴 후, 저자의 간략한 설명, 그리고 그 주제와 관련된 비슷한 시기 다른 이들의 글들을 몇 개 함께 싣거나(1~3장의 경우). 추가적인 정보를 담았다(4장의 경우).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1장을 읽다 보면, 저자가 왜 김교신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 장에는 김교신 이외에 윤치호와 박인덕이라는 두 명의 인물의 글이 추가로 실려 있는데, 이 두 사람은 모두 기독교를 받아들였으나 친일파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기독교를 일종의 제국주의적 구도 아래서, 미개한 조선을 구원해 낼 수 있는 힘으로 이해했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이에 반해 김교신 기독교를 어떤 것을 얻어내기 위한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절대자이신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영원성의 세계를 바라보며 사는 것으로 이해하고자 했다는 것.


2장에서는 유교적 수신(修身)의 이념을 그대로 기독교로 옮겨왔던 당시 많은 사람들(특히 책에서는 최병헌이라는 인물을 인용한다)과 달리, 김교신은 자기수양의 방식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일종의 ‘단절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 집중한다. 즉 저자는 김교신을 한국기독교 수용사에서 바른 수용의 모델로 묘사한다. 다만 김교신의 글 전체를 읽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매우 짧게 (선별적으로) 인용된 글만을 두고 독자가 평가를 내리기에는 무리인 부분이다. 추가적인 공부를 통해서 좀 더 알아가야 할 부분.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장은 이성을 다루는 4장이었다. 김교신은 한국 기독교 수용사에서 성령의 강한 사역을 인정하면서도 “금후 40년은 이성의 시대”라고 단언한다. 신앙에 있어서 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장인데, 당시 지나친 열광주의적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김교신은 그들을 “성신 열병환자”라고 부른다)을 보며 비판적인 관점을 갖게 된 듯하다.


이 부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부분다. 분명 이성 또한 하나님이 주신 능력 가운데 하나일 텐데, 물론 때로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가 엉뚱한 곳으로 이끌고 갈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신앙에 있어서 이성적인 탐구를 백안시하는 시선이 여전히 남아있다. 또, 꼭 이성을 비판하지 않더라도 과도한 신비주의적 사고를 강조하는 것 역시 같은 결과를 낳을 뿐이고.






다만 책 자체가 김교신의 사상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게 구성되어 있다. 물론 1권만 읽었을 뿐이지만 나머지 책들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한다면, 책 전체의 1/10도 김교신의 글을 직접 담고 있지 않은 상황은, 김교신의 단편적인 생각들만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대신 저자의 해석과 설명이 주가 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좀 길다는 느낌도 들고.


또, 김교신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언급되는 인물들에 대한 평이 조금은 박하지 않아 싶기도 하다. 당시가 조선의 기독교 수용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들의 신학적 이해의 부족함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교신이라는 인물과 그의 사상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그가 가진 신앙의 핵심을 정리한다는 취지는 좋다. 시간이 흘러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예배당을 몇 개씩 보유하게 된 오늘날 한국 교회지만, 외적인 성장은 이미 정체된 지 오래고, 사회적인 평판까지도 바닥에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이런 초기의 좀 더 순수하고 단순한 신앙이 필요한 때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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