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기도 - 기도할 수 없는데 기도한 한 사람 이야기
서진교 지음 / 아가페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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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로 실려 있는 “기도할 수 없는데 기도한 한 사람”이란 중의적인 표현이다. 하나는 책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누가복음 2장의 “안나”이고, 다른 한 명은 저자 자신을 가리킨다. 책은 기본적으로 안나의 이야기에 살을 붙여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워낙에 본문 자제가 짧은 안나 이야기보다는 저자 자신이 경험한 일들에 대한 소개와 간증이 좀 더 많은 페이지를 채운다.


사실 저자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한두 번 같은 행사에 참여해서 가까이서 본 적은 있지만, 대화를 해 본 경험은 없고, 책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 기독교채널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많이 알린 듯한데, 책 곳곳에 실려 있는 개인사도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일들을 결국은 극복해 내고, 여기에 신앙의 힘이 있었다는 간증이라면, 그리고 지금도 단순히 성공주의 신화팔이가 아니라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 꽤 읽어볼 만한 책이겠다 싶다.





제목에도 나오듯, 이 책의 주제는 “기도”이다. 앞서도 언급했던 안나의 이야기를 도입으로 사용하지만, 그보다는 저자가 경험한 수많은 기도의 능력에 대한 간증들이 잔뜩 실려 있다. 결혼한 지 몇 년 만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수십 년을 성전에서 기도했던 안나의 모습에서, 저자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삶을 읽어낸다.


책 전반에 걸쳐서 저자는 여전히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 특별히 고난 가운데 함께하시는 하나님과 그로 인해 우리의 고난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런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도구로서의 기도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막막해 보이는 상황 가운데서 힘써 기도하는 사람들을 통해 일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에 대한 고백이, 다시금 독자를 기도의 자리로 이끄는 힘이 있다.






사실 기도는 잘 티가 나지 않는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실제로는 잘 기도하지 않으면서) 기도해 주겠다는 “인사치레”를 쉽게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기도를 소홀히 하면서도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군가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과시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이상(예수님이 극혐하셨던 모습이다), 내가 기도를 하고 일을 하는지, 그저 일에 몰입되어 있을 뿐인지 알 도리가 없다.


기도는 어떤 공식을 따르는 일이 아니다. 마치 낚시처럼, 적당한 도구와 미끼와, 자리까지는 안내해 줄 수 있으나, 고기를 낚아채는 손기술은, 어느 정도 줄을 감고 당기고 해야 하는지는 직접 해보며 익혀야 한다. 기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좀 막막할 수 있지만, 그런 어려움 또한 기도를 배우는 과정일 것이다. 누구도 처음부터 능숙하게 기도하지는 못했을 테니까.


저자의 기도에 대한 관점은 다분히 어린 시절 경험했던 순복음교단의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물론 여기 실린 기도가 기도의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어떤 신학적 원리를 따르든, 기도는 신자의 삶에서 너무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서 기도에 집중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여기 나온 다양한 기도의 사례를 붙잡고 우선 기도해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지금, 우리에게는 내 뜻을 하나님께 강요하는 기도가 아니라, 그분의 뜻을 구하는 기도가 참 중요한 시간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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