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의 7가지 디테일 - 새들백에서 배운 성장 원리
케빈 리 지음 / 두란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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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새들백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한인 목회자가, 그 교회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일곱 가지 항목으로 정리한 책이다. 여기 좋은 문화가 있으니 한 번 읽고 적용해 보는 게 어떠냐는 의도인데, 굳이 분류하면 (교회)실용서라고 할 수 있으려나? 이런 책은 빙빙 돌리지 말고 핵심만 간명하게 전하면 좋겠다 싶은데, 이 책이 딱 그렇다.


목차에 나온 일곱 가지 원칙만 읽어봐도 핵심은 금세 파악할 수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1 무슨 사역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2 성장하는 교회는 전도의 끈을 느슨히 하지 않는다

3 소그룹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4 영적 건강만큼 정신 건강을 돌봐야 한다

5 건강한 교회는 사모가 행복하다

6 교회가 성장하려면 내가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7 사역자에게 쉼은 사역보다 더 중요하다






저자는 문화의 힘을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교회 프로그램, 시스템을 가져다 도입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스템은 문화 위에 구현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새들백 교회가 갖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도 그 교회가 일찍부터 세우고 길러온 문화 때문이리라. 사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문화가 시스템을 만들기도 하고, 프로그램이 문화를 지탱하고 유지시키기도 한다. 예컨대 사모 수련회 같은.


하나하나가 꽤 인상적인 원칙들이다. 특히 한 가지 사역을 더하면 기존에 진행되던 한 가지 사역은 뺀다는 원칙이라든지, 매년 사모들을 위한 수련회를 진행한다든지, 전도를 위한 끊임없는 관심과 이를 위해 교회의 모든 부분을 여기에 맞춰가는 의지 등은 이런 것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여기에 책에 소개된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기억에 강하게 남는데, 교회의 최선임 목사가 데려온 신입 사역자를 두고, 이 사람이 훗날에는 나보다 높이 올라 내가 그의 지시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여전히 연공서열을 사역적 능력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교회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 비단 교회만이 아니라, 자기보다 아래 기수가 조직의 최고수장이 되면 줄줄이 사직을 하고 퇴임하는 법조계를 비롯해 한국 사회 전반에 깔린 체면 문화이기도 하다.






저자의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내용을 설명하면서 굳이 빙빙 돌리거나 미사여구를 잔뜩 붙이는 것 없이, 핵심적인 내용을 담백하게 서술해 나가는 게 참 좋다. 무엇인가 배울 때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글쓰기 방식이다.


다만 여기 나온 요령들은 새들백 교회 같은 대형교회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까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작은 교회에서 여기 나온 원칙들을 얼마나 시도해 볼 수 있을까? 물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변용과 적응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고.


또 한 가지 질문은 반대로 이미 이런 문화 없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게 된 교회들의 경우 과연 문화를 바꿔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문화라는 게 초기부터 만들지 않으면, 바꾸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기도 하니까.


교회에 관한 건강한 고민들과 나름의 제언들이 많이 담겨 있다. 사역자들, 중직자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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