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에 관한 패커의 글을 읽었고, 이번에는 세례다. 초기 기독교 시기부터 세례는 가장 중요한 교회의 예식이었다. 최소한 2, 3년 동안의 교육과 다양한 훈련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교회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는데, 세례는 그 증표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기독교가 사실상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갑자기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들었고, 그들을 대상으로 2~3년 동안의 교육과 훈련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세례 교육은 형해화되었고,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느낌이다. 다만 갈수록 교인수가 감소하는 오늘날에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발생하는 것 같은데, 아마도 세례에 대한 이해의 부족 때문은 아닐까 싶은.(또 하나가 있다면 모든 종류의 의례나 예식에 대한 반발심)
사실 신학교에서도 이런 부분은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다. 당장 일선 교회에서 사역을 하려면 자주 접하는 일인데도. 알아서 공부할 수밖에 없는데, 최소한 이런 정도의 간략한 소개와 해설이라도 필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