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상황이 좀 더 심각(?)한, 혹은 “증상”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책에서는 내성적이니 내향적이니 하는 표현보다는 “매우 민감한(highly sensitive)”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 둘은 애초에 같은 게 아닌데, “매우 민감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약 30%가) 외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고 한다.
저자는 이들의 민감성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깊이 공감을 한다. 가장 주된 문제는 이들이 지나치게 높은 이상적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자주 죄책감과 강한 실망을 한다는 부분이다. 이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게 만들고,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꼭 부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닌데, 이들의 민감성은 삶의 작은 부분에서도 큰 감동과 기쁨을 얻을 수 있게 하는 특성이 되기도 한다. 느리지만 신중하기도 하고, 도덕적인 면에서도 높은 지향을 가지기도 한다(물론 이 부분이 고통이 될 수도 있지만).
흥미로운 건 저자가 이들을 가리키면서 자주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그들과 동질감을 느끼고 있으면서, 그들의 문제가 꼭 “나쁜 일”이 아닐 수 있으며, 적절한 훈련을 통해서 그 민감함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실 이 저자의 책이 대체로 이런 느낌이다. “그래 괜찮아. 우리 할 수 있어.” 뭐 크게 도덕적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런 식의 격려가 도움이 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