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많이 오던 날.

과외를 끝내고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에

생과자를 만들어 파시는 할아버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연휴라 집에 계실 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과자 한 봉지를 사려고 차로 갔죠..
 

 

한 번, 전에도 그 할아버지에게서 생과자를 산 적이 있는데,

너무 멋진 할아버지시더라구요. ^^

과자 맛이야.. 생과자라면 어디나 다 비슷비슷 하겠죠.

(땅콩이 더 들어가고 좀 덜 들어가고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하지만 할아버지에게서는 왠지 여유가 느껴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또 '여유'라는 단어를 무척이나 좋아하지 않습니까.. ^^

 

 

아버지의 '여유'를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이 바로,

할아버지가 주시는 '돈봉투'인 것 같습니다.

2000원 짜리 생과자 한 봉지를 사면

할아버지가 슬그머니 돈봉투 하나를 넣어주시거든요. ㅋㅋ

 

 
행에서 한번에 지폐를 많이 인출하면 주는 봉투 있지 않습니까?

그 두툼한 돈 봉투를 봉지에 같이 담아 주시는거죠.

K모 은행의 이름이 찍힌 돈봉투.

짐작하셨을지 모르겠지만, 물론 그 안에는 돈이 아닌 생과자가 들어있습니다.

 

 

들다가 깨졌거나 보관하다가 한쪽이 부서진 것들..

하지만 완전한 것들도 제법 들어있더군요.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완전한 것들 사이에 슬쩍 몇 개 넣었을 수도 있을텐데,

할아버지는 굳이 일부러 그런 것들을 골라내고,

골라낸 것들을 따로 담아서 사람들한테 덤으로 주시는 것이죠.

중요한건, 봉투가 제법 두툼하답니다.. ^^;;



 

진 할아버지 아닌가요?

당장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가지려고만하는 요즘 사람들..

필요한 것만 가지고, 나머지는 나누어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세상이 좀 더 멋지게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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