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다루고 있는 건 주로 온라인 페이지 속 다크 패턴들이다. 거부를 어렵게 만드는 (종종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UI 구조 설계부터, 이용자의 심리를 조종하려는 문구들(예컨대 눈물을 흘리는 이미지와 함께 탈퇴를 계속 하겠느냐고 묻는), 디폴트 값을 비용을 더 지불하도록 설정해 놓는 것 등등. 하나하나가 우리가 익숙하게 만나는 것들이다.
결국 기업들에서 이런 식의 행보를 하는 건, 그게 돈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크 패턴을 적용시키는 경우 일시적으로 매출이 올라가기도 한다. 그러나 곧 이용자들의 격렬한 항의를 직면하게 되고, 이로 인해 고객대응서비스 비용이 높아지고, 잠재적 충성 고객이 될 수 있는 이용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기도 한다니 정말로 이익이 되는 건지는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이용자 쪽에서도 이런 패턴들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아 둔다면, 유사한 상황에서 물질적, 시간적 낭비를 줄일 수 있으니 한 번쯤 읽어 볼만하다.
사실 정도(正道)경영이란, 고객이 지불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 주면서 매출을 일으키는 것이다. 눈속임을 통해서 잠깐은 속일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엔 지속적인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테니까. 특히나 오늘날처럼 기업에 관한 평판이나 정보가 큰 폭으로 공개되어 있는 상황에서, 또 대부분 다른 선택지까지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고. 하지만 어느 시대나 쉽게, 그리고 빨리 큰돈을 벌어보겠다는 사기꾼 심보는 사라지지 않으니...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왜 기업들이 이런 다크 패턴을 사용하게 되는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 잠시 실린다. 주된 원인은 기업의 성장 지표를 잘못된 방식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라는 것. 결국 경영의 기본이 안 됐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뭐든 기초가 안 된 상태에서 높이 쌓으려고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