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 시대를 위한 칼뱅주의 - 21세기에 읽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칼뱅주의 강연 Abraham Kuyper Series 3
제시카 R. 자우스트라.로버트 J. 자우스트라 엮음, 신국원 옮김 / 다함(도서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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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 신학에 푹 빠져 있는, 그리고 아브라함 카이퍼 시리즈를 작정하고 내고 있는 다함출판사에서 또 한 권의 카이퍼 책이 나왔다. 정확히 말하면 카이퍼가 직접 쓴 것은 아니고, 그의 유명한 “칼빈주의 강연”에 관한 책이다. 아홉 명의 현대 학자들이 “칼빈주의 강연”을 오늘날의 기준으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내용이다.


일단 표지가 예쁘다. 파스텔톤의 연보라색을 메인으로 해서, 이 시리즈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연필로 그린 것 같은 카이퍼의 이미지가 중앙을 장식한다. 앞서 나온 두 권의 책과 비슷한 콘셉트인데 컬러만 바뀐 모양이다. 계속 이런 느낌으로 가도 조을 듯. 예전에 홍성사에서 루이스 책을 냈을 때처럼.





총 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초반의 여섯 개 장은 칼빈주의 강연의 순서와 똑같다. 각 장을 맡은 저자들은 그에 해당하는 “칼빈주의 강연”의 장을 맡아 분석하고, 비평한다. 7장은 조금 독특한데, “칼빈주의 강연” 속 인종차별적 문장들을 끄집어 내 이 부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고민을 담은 장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시대적 한계였다고 보면 되지 않아 싶은데,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나서면 이 부분도 설명이 길어지는가 보다.


8장에서는 원래 네덜란드어로 작성된 “강연”의 원고가 어떻게 영어로 번역되었는지 과정을 재구성해 보고 있고, 마지막 9장은 이 책의 번역자이기도 한 신국원 교수가 칼뱅주의가 한국교회에 끼친 다양한 영향을 돌아보고 있다.





책을 읽어 나가며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건 (각 장의 저자들이 신학자인 때문도 있겠지만) 좋은(바른) 신학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부분이다. 바른 신학이란 지적인 영역에서의 정밀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변혁적 사고를 하도록 만들고, 결국 세상에서의 바른 실천, 실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 장인 9장에는 흥미로운 예가 하나 등장한다. 한국교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장로교는 칼뱅주의에서 기인한 교회정치제도다. 초기 선교 당시 장로교와 감리교가 함께 들어왔는데, 신학 대신 실천을 강조했던 감리교보다 장로교가 우세하게 된 것에는 확실히 신학적 강조와 열심히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신학이 현실을 떠나 탁상공론으로 넘어가 스콜라주의로 치닫는 것 또한 문제겠지만, 이즈음 보이는 신학적 혼돈이 결코 교회의 미래에 도움이 될 리는 없을 것 같으니까.


책 자체가 카이퍼의 “칼빈주의 걍연”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강연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을 이해하는 데 좀 어려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독적인 책이라기보다는 앞서 나온 “강연”의 보충설명을 담은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각각의 장에서 다루는 주제를 카이퍼가 어떻게 다루었는지와 함께, 그의 주장에 담긴 신학적 함의를 풀어주는 내용도 담고 있어서, “강연”을 좀 더 깊이 읽어보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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