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 나가며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건 (각 장의 저자들이 신학자인 때문도 있겠지만) 좋은(바른) 신학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부분이다. 바른 신학이란 지적인 영역에서의 정밀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변혁적 사고를 하도록 만들고, 결국 세상에서의 바른 실천, 실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 장인 9장에는 흥미로운 예가 하나 등장한다. 한국교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장로교는 칼뱅주의에서 기인한 교회정치제도다. 초기 선교 당시 장로교와 감리교가 함께 들어왔는데, 신학 대신 실천을 강조했던 감리교보다 장로교가 우세하게 된 것에는 확실히 신학적 강조와 열심히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신학이 현실을 떠나 탁상공론으로 넘어가 스콜라주의로 치닫는 것 또한 문제겠지만, 이즈음 보이는 신학적 혼돈이 결코 교회의 미래에 도움이 될 리는 없을 것 같으니까.
책 자체가 카이퍼의 “칼빈주의 걍연”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강연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을 이해하는 데 좀 어려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독적인 책이라기보다는 앞서 나온 “강연”의 보충설명을 담은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각각의 장에서 다루는 주제를 카이퍼가 어떻게 다루었는지와 함께, 그의 주장에 담긴 신학적 함의를 풀어주는 내용도 담고 있어서, “강연”을 좀 더 깊이 읽어보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