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후반부는 성도들을 향해 쓴 글들이다. 그 중에서 역시 전반부의 내용이 더 눈에 들어오는 건, 나 역시도 후배 중 한 명에 해당되기 때문일 게다. 목회자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고민들, 예를 들면 사명에 대한 회의감, 교인들과의 갈등, 성공에 대한 압박과 패배감 같은 주제들을 과감하게 언급하면서도, 책망하거나 가르치려는 태도 대신 조심스럽게 공감하고 격려를 더해 준다.
사실 지금 내가 틀린 것은 아닌데, 왠지 모르게 허탈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땐 조언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법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그런 상황에 있지 않나 싶다. 교회와 목사가 온통 욕받이로 내몰린 것은 벌써 오래되었고, 단지 자신이 오랜 기독교 공동체의 일원이자, 그 중 작은 한 부분을 맡은 책임자라는 이유로 그런 시비를 묵묵히 받아내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어차피 잘 모르는 사람들이야 튀는 몇몇 별종들, 연예인급의 대형교회 목사 같은 사람들만 보지만, 이제는 아는 사람들까지도 거기에 한 마디, 두 마디 보태니 사실 쉽지 않다. 이 책의 인정과 위로가 더 와 닿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