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는, 대학생 시절 지적인 회심을 경험한다. 그 내용이란 기독교 안에 지적인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깨달음으로 인한 일종의 해방감 때문이었다는 게 흥미롭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독교가 특정한 정치적 입장에만 서 있지 않다는, 앞서의 깨달음과 결이 비슷한 정치적 회심이 이어진다. 이미 이 시점에서 저자는 당시 미국 사회의 주류였던 보수주의적 기독교에서 벗어나는 길을 택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회심은 저자도 말하는 “명백하게 종교적인 회심”이었다. 그는 일종의 신비적 경험을 했는데, 어느 날 운전을 하며 가다가 발견한 노을에 덮인 풍경 속에서 이른바 “경이감”을 느꼈던 것 같다. 이 부분에서는 C. S. 루이스가 평생 추구했던 “Joy”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루이스는 그것을 천국에서 이 자연세계로 흘러나온 것에 대한 갈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경험은 짧았지만(때로 1분 이내), 이후에도 몇 차례 반복적으로 일어났고, 이를 통해 저자는 하나님이 실재하신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다만 여기에서 저자는 존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정확한’ 신학”에 대한 추구를 완전히 내던지고, 개인화된 신학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듯하다.
이후의 장들에서는 구원이란 현세에 관한 이야기이며, 성경에 대한 문자적 이해는 불충분하며 예수를 중심으로 새롭게(아마도 비문자적으로, 그리고 다분히 내가 갖고 있는 감성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옳으며, 예수의 십자가는 대속 보다는 일종의 삶의 모범으로서의 기능을 하며, 성경에서 진보적 정치 의제를 뽑아내는 데 집중한다.
